(토마토칼럼)코로나 이후 경제에 대비해야
2020-03-23 06:00:00 2020-03-23 06:00:00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사실상 전시체제로 몰아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자처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전쟁 상황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우려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대국민담화에서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여러차례 반복했다. 전 세계적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발병 초기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확산될 때 한국을 바라보던 시각이 최근 많이 바뀌었다. 빠른 진단과 치료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적절한 대처가 현장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그로 인해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는 말이 자주 회자되는 요즘이다. 일부 지역감염 우려는 여전하지만 완치자는 갈수록 늘고 있고, 사태는 다소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는 모양새다. 

문제는 경제다. 과거와 달리 세계 경제는 '글로벌 가치사슬(GVC)'로 한 데 묶여 있다. 어느 한 국가가 경제를 주도하던 시기는 이제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일일 뿐이다. 실제 우리 경제도 지난주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흔들렸다. 과거 외환위기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떠올리는 이들이 상당하다.
 
최근 1년 동안 한국 경제는 기회냐 위기냐를 떠나 외부적 상황에 의해 불가피한 측면에서 체질 개선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가 대표적이다.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던 반도체 부품의 조달이 어려워지자 정부와 기업들은 어찌보면 떠밀리듯 부품 국산화의 속도를 높여야 했다. 일부는 진행 중이고 일정 정도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는 코로나19다.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의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은 수 십년 전 부터 있어왔다. 습관적으로 반복했던 이 주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목표로만 둘 수  없는 형국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가계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의 엄청난 희생과 노력이 뒤따를 것이다. 이후 국가 방역체계와 의료 시스템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야 할 것이고, 수십 조원의 재정 투입이 이뤄지는 만큼 재정의 효율적 집행 과정과 결과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외교력도 차제에 역량을 높여야 한다.
 
이쯤에서 떠올려지는 단어가 바로 패러다임이다. 감히 장담컨대 전 세계 경제 패러다임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가치 분업화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가 엄청난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불가피한 고립이 초래될 경우에는 시스템 전체가 마비되는 부작용을 이번에 충분히 깨달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오(Bio)나 자율주행차, 드론, 5세대(5G) 통신,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빅데이터 등 두고두고 공을 들여야 할 산업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전통 산업을 등한시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더 탄탄한 국가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분야 발전과 함께 전통산업 마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시키는 융복합의 혁신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권대경 정경부 에디터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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