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소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생산부터 수출까지 전 공정과정에서 피해가 누적되면서 경영상태가 한계에 달한 모습이다. 특히 수출 중심 중소기업들의 경우 상품 국외 반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입국금지와 전시·박람회 취소까지 겹쳐 신규 거래를 만들기도 힘든 상황이다.
22일 전시업계에 따르면 ‘CES 아시아 2020’, ‘시카고 국제 가정용품 박람회’, ‘밀라노 가구박람회’ 등 2020년 상반기에 예정됐던 국제 전시회 및 컨퍼런스 등 대형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2월 25일 건설·인테리어 관련 전시회 ‘코리아빌드’를 주최하는 메쎄이상은 ‘코리아빌드2020’의 개최를 하루 앞두고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코리아빌드2019 전경. 사진/메쎄이상
2월부터 3월까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소·연기된 전시회는 국내에서만 88건에 달하며, 코엑스, 킨텍스, 벡스코 등 3개 전시장에서 취소·연기된 전시회 일정도 45건에 달한다. 국내 전시회 취소로 인한 피해액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킨텍스 관계자는 “실제 계약이 성사되기 전 추진 및 조율 중이던 전시회 일정까지 확대할 경우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시·박람회 일정들이 취소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신규 수주 기회가 축소됐다는 점이다. 국제의료기기 병원 설비 전시회인 ‘키메스 2020’(KIMES 2020)는 당초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개최 취소가 결정됐다. 키메스에 참여예정이던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키메스는 의료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행사이지만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새로운 의료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국내외 판로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향후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들은 전시·박람회 취소와 더불어 한국인 입국제한까지 겹치면서 ‘신규 수주 절벽’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로 해외출장이 막혀 해외 마케팅이나 바이어들과의 직접 대면이 사실상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 20일 기준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74개국으로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국내 중소기업들의 주요 수출국 대부분이 포함된다.
실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수출기업 코로나19 영향 조사’에 따르면 입국 제한이 6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수출 중소기업의 80%가 버티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입국제한 수출영향은 일본(81.8%)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78.2%), 베트남(71.9%), 미국(63.8%) 순으로 나타났다. 입국제한 조치 등으로 예상되는 피해 역시 ‘해외전시회 취소 등 수주기회 축소’와 ‘입국금지로 해당 국가 내 영업활동 제한’이 가장 높았다.
교역 조건 악화 시 감내 가능한 기간.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대체 수입처 발굴, 온라인 전시회 참여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좀 더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줄면서 수출은 물론, 국내수요도 메마른 상태”라며 “정책자금의 신속한 지원과 판로개척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기는 대출한도에 여력이 없어도 추가 대출해 주고 보증한도가 없는 기업은 특례보증 해야한다”며 “기업인들이 주요수출국 예외입국 허용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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