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출이 줄고 투자도 사실상 중단된 데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어디에도 포함되지 못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포는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9가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코스포는 25일 코로나19 관련 스타트업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 과제를 제안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스포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회원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 스타트업들은 △매출 감소(41.5%) △투자 차질(33.0%) △해외 사업 난항(16.0%)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코스포는 스타트업이 정부의 지원에서 빗겨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3차에 걸쳐 코로나19 종합 대책으로 특별자금을 공급하는 등 지원책을 발표했으나 신생 기업의 실정에 맞지 않는 지원 기준과 현장의 업무 마비 등으로 수혜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성장잠재력을 토대로 투자를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 코스포는 이런 상황에서 현재 정부는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지원 방안을 판단하기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이 중소기업 지원 방안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스포는 아울러 스타트업은 근로자 수와 운전자금규모 등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대상이 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대출자금 운용기관 창구의 문의 폭증으로 최초 상담을 진행하기조차 쉽지 않고, 우리 기업의 전년도 매출을 고려해 300만원 수준의 대출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우리가 작년에 연구개발을 통해 서비스를 구축하고, 핵심 고객과의 계약도 앞둔 상태인데 이런 요소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고려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코스포는 "결국 스타트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방안 모두에 배제되고 투자 시장마저 경색돼, 코로나19 상황에서 버텨낼 대안이 부재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코스포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 대책에 스타트업이 사각지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종 사업의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관련 정책 과제를 1차로 제안했다. 정책 과제는 △금융 및 정책자금 사각지대 해소 △위기산업 서비스 긴급 공공조달 △고용 유지 지원 △벤처투자 심리 회복 △디지털 플랫폼 전환 지원 △연구·개발(R&D) 및 개발자 지원 △재택근무 효율화 지원 △P2P 등 핀테크 기반 자금 유동 활성화 등이다.
코스포는 스타트업의 매출 규모·설립 연도·대표자 연령·근로자 수·과거 폐업 등의 대출 기준 요건을 조정해 긴급한 자금 수혈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금난을 겪는 스타트업이 고금리 대출 시장으로 빠지지 않도록 P2P 등 핀테크 기반의 자금 유동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고용유지 지원 사업, 세제 감면 등 대책에서 스타트업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코스포는 무엇보다도 벤처 모태펀드 재정의 조기 집행과 벤처캐피털(VC)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부여, 관련 규제의 개선을 통해 크게 위축된 벤처투자 부문의 심리 회복을 위한 유인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모든 국민이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미래 성장 동력인 스타트업의 궤멸을 막기 위해 정부와 소통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CI.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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