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19도 완연해지는 봄 날씨에 나들이를 막진 못했다. 성큼 다가온 봄기운에 최근 벚꽃놀이 명소나 교외 외출객들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극에 달했던 사회적 불안감이 잠잠해지는 것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 너무 이르지 않나'하는 경계심도 생긴다.
연초 중국과 국내에 국한됐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 사태로 번진 뒤, 국내 대처는 글로벌 우수 사례로 꼽힐 만큼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 차원의 기민한 대응이 있었고, 협조 의지와 공포감이 뒤섞인 국민 정서는 질병의 폭발적 확산세를 진화하는 동력이 됐다.
하지만 끝난 것은 없다. 절정에 치닫던 지난날과 비교해 확진자 증가폭은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부 지역 집단감염을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해외 유입 사례, 공항 검역을 통과한 뒤 양성 판장을 받는 사례도 꾸준히 발견된다.
하루 세 자릿수 씩 늘어가던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고정되는가 싶더니 심심찮게 세 자릿수 증가일도 생기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펜데믹이 선포된 만큼 오히려 더욱 위험해졌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국내 확진자만 1만명을 넘어섰고, 그 배에 달하는 인원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날씨도 좋은데 실내에서만 지내려고 하니 너무 힘들다'는 시민들의 인터뷰를 자주 접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인원이 많아지면서 불만도 커졌다. 그 심정에 공감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에서 화장실조차 가지 못한 채 근무 중인 간호사가 최근 많아지는 외출객들을 보며 '집에만 있는 것이 도대체 뭐가 어렵냐'라며 울분을 토한 SNS 게시물에 반성도 해본다.
분명한 것은 전염병의 대유행은 아직 진행 중이고, 국내는 대위기 극복을 위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뗀 데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봄을 만끽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일탈은 다가올 여름과 가을, 겨울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어려움의 근원이 물리적 제약인지, 이기심인지도 되돌아 봐야 한다. 어렵지만 할 수 있는 일, 어려워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기종 산업2부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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