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관 "윤석열 총장, 조직 위해 떠나라"
'장모 사건' 의혹 지목 "수사보고 안 받았다고 무슨 의미 있나?"
2020-04-07 19:39:56 2020-04-07 19:48:27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현직 검찰 수사관이 내부통신망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퇴진을 공개 요구했다. 해당 수사관이 글을 자진 삭제했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강력부 소속 A수사관은 7일 오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른바 '장모 사건'을 직접 거론하고 "총장님은 검사동일체 원칙을 말씀하시곤 했다. 말씀대로라면 총장님의 장모님과 사모님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누가 조사를 하더라도 총장님이 조사를 하신 것”이라며 “설령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하여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검·광주지검을 방문한 뒤 황병하 광주고등법원장과 환담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총장님과 가족분들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 우리 조직과 총장님이 사랑하시는 일부 후배 검사님들을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또한 총장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만 직에서 물러나시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A수사관은 "그게 마지막으로 우리 검찰초직과 우리나라, 그리고 총장님을 위해 따르던 후배 검사님들을 위해서 진정 하셔야 될 일이 아니냐"면서 "늘 헌법과 국민을 말씀하셨는데 그게 헌법과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A수사관은 스스로 글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두 열린민주당 후보는 이날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를 각각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최 후보 등은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총장은 항상 법과 원칙을 얘기했다"며 "하지만 가족 문제에 관해서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가족 지키기에 나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까지 검찰은 정의의 사도라고 스스로 표방했지만, 검찰총장의 가족 문제에 관해서는 왜 이렇게 고양이 앞에 쥐 모양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많은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뚜렷한 수사의 진전이 없어 시민들의 바람을 저희가 대리한다는 생각으로 고발장을 낸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 두 건의 사실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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