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수출과 내수,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총 56조원 규모의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넘어, 이를 기회로 전환해 소위 '코로나 뉴노멀'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4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힘들고 어려운 기업과 국민들을 위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위기 극복에 필요한 조치들을 언제든지 내놓겠다"면서 36조원 규모의 수출기업 지원대책과 17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내수 보완방안, 벤처·스타트업 추가 지원 2조2000억원 등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수출과 관련해 수출 보증·보험을 감액 없이 만기 연장하는 데 30조원이 쓰이며, 해외 경기부양용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는 데 정책금융 5조원+α를 투입한다. 기업의 온라인 수출지원을 강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적극 대응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공공부문이 '선결제·선구매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하반기 예정된 정부·공공투자를 조기 집행한다. 국가계약 제도 역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폭 완화해 공공 계약의 속도를 높혀 3조3000억원+α 규모의 소비·투자를 만든다.
또한 민간 부문의 '착한 소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개인사업자·중소기업의 세 부담 추가 경감으로 14조4000억원+α 규모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약 700만 명에 이르는 모든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5월 예정된 종합소득세와 개인지방소득세 납부 기한을 3개월 연장한다.
올해 약 8400여개의 벤처·스타트업을 위해 스타트업 전용자금 1조1000억원을 추가 공급하고, 벤처투자펀드 시장에서도 1조1000원 규모의 투자를 추가 유치하기로 했다. 창업기업의 기술사업성 평가항목을 29개에서 15개로 줄여 자금의 지원속도를 높이며, 벤처펀드에 '패스트 클로징(Fast-Closing, 약정 70% 이상 투자시작)' 제도를 올해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가 코로나19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진정시킬 수 있다면 경기 부양의 시기도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맞이할 수 있다"며 "경기 부양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해 경제 회복의 속도를 높일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전 세계 확산세가 다소 둔화되는 신호가 포착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효과적 방역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가 더욱 높아졌다. 이 위상을 살려 핵심 기업의 국내유턴, 투자유치,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위기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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