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가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 하루 970만배럴 감산에 마침내 합의했다. OPEC+가 그동안 결정한 원유 감산량 중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하루 3000만배럴 수준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번 감산합의가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OPEC+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로 인한 원유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5~6월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산유국별로는 지난 2018년 12월을 기준으로 감산량을 할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이달부터 산유량을 늘렸기 때문에 이번 합의로 인한 실제 감산효과는 1200만~1300만배럴로 추산된다.
OPEC+가 12일(현지시간) 970만배럴 감산에 전격 합의했다. 사진/뉴시스
사우디와 러시아의 경우, 250만배럴씩 감산해 하루 산유량은 각각 850만배럴 수준이다. 또 6월 이후에는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하루 600만배럴 규모의 감산이 이번 회의를 통해 잠정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OPEC+는 지난 9일 하루 10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멕시코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멕시코는 자국의 감산 할당량 40만배럴 가운데 10만배럴만 수용하겠다고 주장했고, 이 요구를 사우디가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사우디가 멕시코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감산합의로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유가전쟁을 일단락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수요급감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OPEC+에 참여하지 않은 산유국들의 감산공조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OPEC+ 소식통들을 인용해 "OPEC+ 외의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이 감산에 동참하고 각국이 전략 비축유 구매를 추진하면 감산량은 하루 2000만배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감산합의와 관련, "OPEC+가 크게 합의했다. 방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의 살만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해 감사와 축하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미국에서 수십만개의 에너지분야 일자리를 구할 것이다. 모두에게 위대한 합의"라고 덧붙였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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