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21대 총선이 끝나고 정치권의 시선은 2년 후 2022년 대선으로 향하게 됐다. 총선에서 나름 성과를 낸 여야 대권잠룡들이 그 기세를 대선레이스까지 고스라니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의 정면 승부에서 이겼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견인하면서 '대세론'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간 이 위원장의 약점은 당내 확실한 지지세력이 없는 것이 꼽혔다. 그렇지만 이번 총선 선거운동을 계기로 이 위원장은 전국을 누비며 상당한 당내·외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위원장이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까지 확보한다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을 고스라니 따라가게 된다.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민주당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자신이 출마한 강원 원주갑 선거에 승리하고 민주당의 강원도 의석수 확장도 이끌면서 '강원맹주'로 우뚝 서게 됐다. 차기 대선레이스에 참가하거나 당내 '킹메이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기 김포갑을 떠나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을 노리는 김두관 의원도 승리를 거두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게 됐다.
다만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험지 대구 수성갑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지역 장벽을 넘지 못해 앞으로 지역구도 혁파에 더 매진할지 중앙정치로 돌아설지 거취가 주목된다.
이외에 여권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슈를 주도하며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고, 지난 19대 대선에 이어 다시 한 번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자리하게 됐다.
야권에서는 '종로 결투'에서 패배한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기세가 꺾이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 총선'이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통합당이 그나마 선전을 하면서 '권토중래'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또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험지인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뒤지면서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대권 도전의 길이 험난해질 전망이다.
통합당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전 경남지사의 경우 미래통합당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차기 전당대회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통합당 유승민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앞으로의 정치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차기 대선레이스 계단을 밟아 나가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지분을 확보할지 주목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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