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학생들이 다시금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대책과 경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일부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이 아니라, 등록금 자체를 돌려주는 주장을 분명히하고 설문조사 결과로 뒷받침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 및 대학생 경제대책 설문 조사 결과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요구사항은 그간 주장해온 △상반기 등록금 반환 △경제대책 마련 △교육부 및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의 3자 협의회 구성 등이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등록금을 반환할 때 특별장학금의 형태가 아닌, 환급을 촉구하는 요구사항도 추가됐다. 그동안 전대넷은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모두 돌아가지 않을 우려 등을 이유로 장학금 지급에 반대해왔고, 이번에는 학생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들고 나왔다. 이날 임지혜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특별장학금 지급은)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응답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대넷이 지난 14~19일 대학생 2만1784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9.2%가 이번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등록금 반환 형태는 환급이 87.4%, '학교별 현황에 따라 학생 형편에 맞는 장학금 지급'이 11%를 차지했다. 반환 액수에서는 반액이 55%를 차지했으며 뒤이어 20~30% 반환 28.4%, 전액 반환 9.5%였다.
전국 4년제 대학의 모임인 대교협은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을 해지하고 국가장학금 제Ⅱ유형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반환하게 해달라고 지난 7일 교육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소득과 성적 요건에 들어가면 지급하는 Ⅰ유형과는 달리 Ⅱ유형은 대학 자체지원 기준에 따른다.
이에 대해 대교협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학생들의 요구를 고민해볼만한 지점이 있기는 하지만 대학들의 의견을 모으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 내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격수업이 계속 이어짐에 따라 학생들의 경제난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넷 설문에서 경제적 피해사례(복수응답)를 보면, '불필요한 월세·기숙사비' 등 주거비 지출이 47.3%, 일자리 구직난 30.8%, 불필요한 교통비 지출 25.2%, 아르바이트 부당해고 14.8%, 갑작스러운 생활비 대출 11.1% 등이었다. 가장 많은 학생이 응답한 주거비 부문에서 피해 규모는 20만~40만원 18.4%, 40만~60만원 19.5%, 60만~80만원 7.8% 등이였다.
경제대책이 필요한 분야(복수응답)도 주거비가 59.4%로 1위였다. 이어 △학자금·생활비 대출 40.4% △일자리 구직난 26.2% △아르바이트 부당해고 14.8%였다.
아직까지 교육부는 대교협의 안을 의논하고 있을 뿐 전대넷의 요구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등록금 반환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이전에도 밝힌 바 있다"며 "대교협 안이 전제하고 있는 사업비 용도 완화를 실시할지 등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정부의 태도가 바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원래 행사는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하는 순서가 포함됐지만, 전대넷이 지난 20일부터 교육부 부서들과 면담 일정 등을 협의하게 됨에 따라 면담 때 건네는 것으로 바뀌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 및 대학생 경제대책 설문 조사 결과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