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임기 제한 없는 전권’을 요구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장을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맡기기로 결정한 통합당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홍 전 대표는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가 아닌가”라고 김 전 위원장을 비난하며 “그럴바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당선인. 사진/뉴시스
앞서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인 142명 중 14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 당을 비대위 체제로 변환하고 비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당초 홍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지난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홍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해 “그분은 카리스마도 있고, 오랜 정치 경력도 있고, 민주당이나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조건으로 임기에 제한이 없는 전권을 요구하면서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 줄 필요는 없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김 전 선거대책위원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언제 하는지 정해두고 가지 말아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꾸리기 전까지 잠시 당을 맡는 비대위원장은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기한이 없는,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는 토대까지 마련할 수 있는 전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통합당 내에서 지도부의 결정을 두고 반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다소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SNS 통해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이라니 조선시대도 아니고 참으로 비민주적 발상”이라며 “총선 참패의 원인이나 보수당의 현실, 가치와 미래방향에 대한 토론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남에게 계속 맡기기만하는 당의 미래가 있을까. 참으로 통탄스런 일이다”고 비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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