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상속자, 분노의 '폭풍 트윗'…"직원, 무급휴가-경영진, 보너스 파티"
2020-04-23 16:37:39 2020-04-23 16:37:39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디즈니 공동창업자인 로이 디즈니(월트 디즈니의 형)의 손녀이자 디즈니 가문의 상속자인 애비게일 디즈니(60)가 임원들의 성과급 잔치에 분개하며 폭풍 트윗을 남겼다. 
 
디즈니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현장 직원의 절반을 대량 해고한 디즈니가 7월 대주주의 배당금 지급과 임원들의 보너스 지급은 예정대로 집행한다’는 19일자 기사를 공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WHAT THE ACTUAL F***?)”라며 경영진을 질책했다. 그는 이날 25개의 트윗을 연달아 게시하며 경영진들에게 탐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사진/뉴시스
 
디즈니는 “배당금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라며 “그러나 주주의 80%가 상위 10% 부자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보건 외의 문제를 건드리는 건 옳지 않다는 뜻에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진짜 화나는 건 임원들의 보너스”라며 “전체 15억달러(약 1조8459억원)다. 15억달러, 이 돈은 모든 현장 직원의 3개월 급여와 맞먹는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디즈니는 전체 직원 중 절반 가량인 10만여명이 20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무급 휴직에 들어갔으며, 이 조치로 디즈니는 한 달에 최대 5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디즈니는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한 주에 40시간, 1년 52주를 아프지도 않고 일한다면 3만1200달러를 번다”며 “이 돈으로는 디즈니랜드가 있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의 집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거 회장은 놀이공원 직원의 1500배, 밥 차펙 최고경영자(CEO)는 300배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즈니는 “자기 직원들을 조금이라도 신경 쓴다면, 이 말도 안 되는 보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디즈니가 최근 몇 년동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경영진의 약탈과 광란을 허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를 반영한 보너스를 지급했다면 오히려 수백만 달러를 깎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 있는 경영진이라면 위기를 예측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러지 못했다”며 “지금 이들(경영진)이 탐욕적으로 보이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나는 현재 회사에 특별한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나는 상속자이고 디즈니라는 이름을 갖고 살아간다”며 “내 양심상 디즈니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곳에서 이런 악폐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디즈니랜드의 환상과 마법을 지키는 직원들에게 예의를 지키라”며 “그렇게 복잡한 일도 아니다. 당신들이 이미 받은 엄청난 보너스에서 올해 조금만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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