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국가정보원 고위간부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29일 태영호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탈북 정치인은 입 닫고 살아야하는가?”라며 김병기 의원을 비난했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의 신변에 대해 다양한 보도와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한 여러 주장과 분석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김정은 신변과 관련한 자유로운 견해에 대해 동료 의원이 스파이, 감성을 자극하는 선전술 등 지나친 표현으로 공격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고위 탈북자들은 무조건 조용히 입 닫고 살아야 한다. 지금의 북한핵심 계층들은 앞으로도 김씨 정권에 저항하지 말고 영원히 굴종하며 살라는 것이냐”며 “김정은 정권보다 더한 인신공격을 그것도 동료 정치인으로부터 받는 현실이 안타깝고, 과연 이것이 자유민주주의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사진/뉴시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8일 태 당선인을 겨냥해 “정부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김정은 신변에 관한 의미있는 정보가 있나”라며 “만약 있다면 연락 달라. 어떻게 획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생을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정중하게 사과하고 국정원과 통일부, 군·경의 북한정보파트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태 당선인 한 명보다 못한 능력이라면, 그 첩보를 어디서 획득했는지 알지도 못하는 조직은 없애고 태 당선인에게 그 예산을 다 주는 것이 맞다”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날 태 당선인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반응이다. 태 당선인은 “저는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한 견해와 분석을 통해 최대한 국익에 도움이 되고자 다양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했다”며 “그런데 이러한 견해 표명에 대해, ‘정보 있으면 스파이이다’ ‘알면 얼마나 안다고’ 운운하며 저를 비방하는 일부 정치인과 관련자의 행태를 접하면서, ‘이런 것이 정치인가’라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태XX가 그러는데...’(로 시작하는 질문에) 인내심 한계가 온다”며 “‘그 분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다면 스파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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