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실무진 합의는 이미 깨졌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 사진/뉴시스
윤 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방위비 분담 증액을 위한 공개적인 여론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며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3억달러(약 1조5900억원)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 1조389억원보다 53.3% 인상된 수치로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끼워져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한미 양국 협상 실무진에서 합의한 13% 인상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고, 53% 인상안을 역제안하면서 공개적인 여론 압박을 시작한 것”이라며 “미국 측 최고 협상책임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측 최고 협상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협상만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를 강조했다.
윤 의원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표류할수록 한미동맹의 가치는 소리 없이 훼손되고, 그에 따라 경제 등 비군사적 부문에서의 위기 요인은 늘어날 것”이라며 “청와대와 백악관의 핫라인을 통해 신속하게 끝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누구에게 넘길 수도 없고 마냥 시간을 보낼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며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성과가 필요하고, 협상이 장기전으로 가더러도 미국우선정책의 근육질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의원은 “동맹의 가치를 돈과 연계하는 것은 좁은 생각이고, 일시적인 정치 셈법에 이용해도 될 만큼 가벼운 것도 아니다”이라며 “방위비 분담 인상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공평하고 합리적 수준에서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고 우리는 매우 많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한국에 13억달러 규모의 분담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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