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북 전단 살포' 박상학·박정오 피의자 신분 조사
통일부 수사 의뢰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 확인
2020-06-30 12:18:53 2020-06-30 12:18:5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진행해 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박정오 큰샘 대표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대북 전단·물자 살포 수사TF는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박상학 대표와 박정오 대표 등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대북 전단 살포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6일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박 대표의 신체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박 대표의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통일부는 박 대표 등의 대북 전단과 물품, 페트병 살포 행위가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유관기관과 함께 수사 의뢰를 검토했으며, 이에 따라 11일 서울지방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도 같은 날 박 대표 등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기도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군부대를 제외한 연천군, 포천시, 파주시, 김포시, 고양시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이 구역에 대한 대북 전단 살포 관계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대북 전단 등 관련 물품의 준비·운반·살포·사용 등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후 경기도는 23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순교자의소리, 큰샘,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등 4개 단체에 대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기도는 수사 의뢰서에서 "이들 단체가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북한 인권 활동으로 위장해 비용을 후원받으면서 실제로는 상대를 모욕할 뿐 단체의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의혹이 언론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해치는 불온 자금 유입이 의심되고, 후원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해 횡령과 유용이 의심되는 등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북부청은 다음 날인 24일 대북 전단 단체와 관련한 수사 조정 회의를 진행해 경기도가 의뢰한 4개 단체에 대한 수사를 서울지방청 보안수사대로 이관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지난 18일 검찰에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북 전단 살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지시는 국민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대북 전단 등 물품 무단 살포 행위에 대한 경찰의 적법한 위해 방지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공무집행방해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수사하도록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형 풍선 20개를 동원해 대북 전단을 기습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당시 경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일반 회원들이 성동격서 식으로 전단을 날렸으나, 남풍을 타고 북한으로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이 전단의 일부는 23일 오전 강원 홍천군 서면 마곡리에서 발견됐다.

대북 전단 살포를 해 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이 종료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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