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로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공모해 협박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전문수사자문단이 결국 소집되지 않는다.
대검찰청은 오는 3일 예정됐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하지 않는다고 2일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를 통해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했다.
또 "본 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라"고도 지휘를 내렸다.
앞서 이번 의혹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부터 고발된 이동재 채널A 기자의 변호인은 지난달 14일 대검에 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대검은 같은 달 19일 수사자문단을 소집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오는 3일 수사자문단을 소집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30일 "해당 사건은 수사가 계속 중인 사안으로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 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치 않은 점, 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 동시 개최,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 등을 고려해 수사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대검에 건의했다. 하지만 대검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의 요구를 거부했다.
참여연대는 이달 1일 논평에서 "검찰총장이 사실상 주도해 자문단을 소집하고 기소 여부 등을 묻는 것도 적절치 않다"면서 수사자문단 소집에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검언유착 의혹은 검찰 고위직인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인만큼 독립적 수사가 관건"이라며 "특히 수사 대상이 검찰총장의 소위 '측근'이란 한동훈 검사장인 만큼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을 고발한 민언련은 같은 날 수사자문단 소집 등과 관련해 정보공개법에 따라 △대검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제1017호)' 전문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회의 일시와 내용 △전문수사자문단원 위촉 절차와 과정 △모든 전문수사자문단 위원의 이름, 소속, 직책 △개최될 전문수사자문단 회의 일시와 심의 내용, 심의 결과 등에 대해 대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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