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메디톡스가 5년 간 이어진 대웅제약과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전쟁에서 확고한 승기를 잡았다. 최근 주력품목의 국내 허가 취소 등에 위기에 몰렸던 메디톡스는 반등 기회를 잡은 반면, 대웅제약은 국산 첫 미국 진출 보툴리눔 톡신 배출사라는 타이틀 반납과 관련 소송에서 불리해질 위기에 처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 건과 관련해 대웅제약 '나보타(미국명: 주보)'가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10년간 수입을 금지한다고 예비 판결을 내렸다. 오는 11월 최종판결이 남아 있지만, 영업비밀 도용이 확인된 예비판결이 뒤집힌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메디톡스의 승리로 기우는 분위기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 엘러간(현 애브비)과 함께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일부를 도용했다며 미국 ITC에 제소한 바 있다. ITC는 대웅과 에볼루스, 메디톡스와 앨러간, ITC 소속 변호사 참여 아래 1년 이상의 광범위한 증거개시 절차와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포함한 전문가 검증을 거쳤으며, 올해 2월 증거심리를 위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정된 예비 판결은 오는 11월까지 ITC 전체위원회의 검토를 거치게 되며 미국 대통령이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이번 ITC 판결에 따라 양사 분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서로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공세로 일관했지만, 일단락이 지어진 만큼 메디톡스의 적극적 공세와 대웅제약의 필사적인 방어가 전망된다.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 결과를 토대로 ITC 소송외에 국내에서 진행중인 민사, 서울지검에 접수된 형사고소 등으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에 관한 혐의를 낱낱이 밝힌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음이 이번 판결로 명백히 밝혀졌음은 물론, 대웅제약이 수년간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균주와 제조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한국 법원은 물론 검찰에서도 ITC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판결이 '명백한 오판'이라는 입장이다. ITC 행정법 판사의 예비결정은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권고사항에 불과한 만큼, 적극적인 소명을 통해 최종판결에서 결과를 뒤집겠다는 목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예비결정은 행정판사 스스로도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균주 절취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논란이 있는 과학적 감정 결과에 대해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 및 허위 증언을 진실이라고 본 잘못된 판단"이라며 "철저한 진실 규명을 통해 K-바이오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메디톡스가 ITC 예비 판결에서 대웅제약에 승리하며 5년 간 지속된 보툴리눔 톡신 균주전쟁을 승리로 일단락지었다. 사진/메디톡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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