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위기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이미 실효하한 수준까지 근접한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는 부담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금리로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과열 등 부작용을 고려해 당분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한국은행은 서울 세종대로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지난 3월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0.5% 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후 5월 금통위에서 연 0.75%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로 낮췄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금리를 낮춰도 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실질적 금리 하한선)에 가까워졌다"고 입장을 내놨다. 즉 추가 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즉 코로나19로 위축된 실물경기와 2차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통화정책 여력이 사실상 바닥난 상황에 과열된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쏠림 등 금융불균형 우려도 상당한 만큼 현재 수준의 금리를 더 낮추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은은 금리 인하 외에도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특수목적법인(SPV) 설립 등 여러 정책 대응을 통해 코로나19로 막힌 유동성 공급에 집중해왔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만장일치 수준으로 나왔다.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잠시 후 열릴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 대신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 확대 여부에 대해 발표할지에 쏠려있다.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편성에 따라 100조원 가량 적자국채 발행을 대폭 확대한 만큼 지출 재원 마련을 위해 한은이 적극적인 국채 매입 의지를 전할지 주목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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