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감청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수사팀을 고발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3일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와 수사팀 관계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지난달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이 단체는 수사팀이 유심을 압수한 후 불법 감청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유심을 미리 준비한 휴대전화 공기계에 넣은 후 인증번호를 문자 메시지로 받아 인증란에 입력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새 비밀번호를 받았고, 새 비밀번호와 아이디를 카카오톡에 입력해 로그인했다"며 "이는 명백히 불법 감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현장에서 인증번호를 실시간으로 받은 행위는 전기통신의 송·수신과 동시에 이뤄지는 지득을 의미하는 '감청'에 해당하므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라며 "따라서 감청영장 없이 인증번호를 받아 카카오톡에 로그인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팀이 한 검사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유심을 미리 준비한 휴대전화 공기계에 넣은 후 카카오로부터 인증번호를 문자 메시지로 받고, 비밀번호를 카카오에 입력한 행위는 카카오가 인증번호를 요구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한 주체가 한 검사장인 것으로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에 따라 인증번호를 전송하는 등 그릇된 처분을 하게 한 경우"라며 "형법 제314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사팀이 한 검사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유심을 미리 준비한 휴대전화 공기계에 넣은 후 한 검사장인 것처럼 카카오를 속이고 인증번호를 받아 비밀번호를 입력한 행위는 명백히 정보통신망을 통해 속이는 행위로 다른 사람의 정보를 수집한 것에 해당해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2를 위반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이 단체는 당일 정 부장검사를 특수폭행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검찰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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