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기소유예 방침 사실 아니다…조만간 처분 결정"
기소유예 처분 내부 방침 보도에 반박
수사심의위원회 의결 후 계속 검토 중
2020-08-06 08:56:48 2020-08-06 09:13:1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만간 최종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삼성그룹 불법 합병,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위한 검토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최종 처분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따라서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매체는 이날 검찰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사실상 받아들여 이 부회장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피의자의 연령이나 성향, 정황 등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다.
 
앞서 이 부회장의 신청에 따라 지난 6월26일 열린 수사심의위원회(현안위원회)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 등 안건을 심의해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
 
이 부회장 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한 지 이틀 만인 지난 6월4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같은 달 9일 이 부회장 등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면서 "그러나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와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가 내려진 지 40일이 넘도록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처분을 내리지 않고 있다. 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을 보면 심의 결과에 대해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고, 강제 효력은 없다.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진행된 수사심의위원회 결과에도 검찰은 현재 핵심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의 신청으로 지난달 24일 열린 수사심의위원회는 안건을 심의해 과반수 찬성으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해 수사 계속과 공소 제기 의견을,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수사심의위원회 의결 이후 닷새 만인 지난달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5일 이 전 기자를 형법상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본건 범행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민중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소촉구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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