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학조사관 90%, 울분 경험했다

한번 이상 울분 경험 비율 69.7%…불공정 업무 분배·무리한 민원 원인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감염 동선을 추적해온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의 89.5%가 울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한 업무 배정, 욕설을 동반한 강압적인 민원, 고용상태에 따른 차별 등을 겪은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됐다.

 

11일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2차 경기도 코로나 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29간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고 경기도 내 코로나19 담당인력 621명이 참여했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의 평균 코로나19 업무 기간은 5개월이다.

 

조사 결과 한번 이상 울분을 경험한 비율은 전체의 69.7%로 파악됐다. 특히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은 울분 경험 비율이 8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분의 원인으로는 ‘낮은 연차 중심으로 근무 투입 등 불공정한 업무 분배’가 25.4%로 가장 많이 꼽혔다. 사과 강요 등 무리한 민원 요구의 비율이 19.6%로 두번째를 기록했다.

 

이어 비민주적인(독단적인) 의사결정 19.6%, 부당한 취급과 차별 대우 12.7%, 모든 탓을 의료진이나 민원을 맡았다는 이유로 공무원에게 돌리는 등의 책임 전가 4.6%가 뒤를 이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선 ‘무리한 요구’가 38.5%로 가장 많았다. 무리한 요구로는 ‘검사 대상자가 아닌데도 무료 검사를 요구’, ‘확진자 정보 공개 요구’, ‘식사가 맛이 없다’ 등이 꼽혔다.

 

이어 감정적 불만 표출이 29.6%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는 ‘당신이 책임질거냐’, ‘이유 없는 불만과 욕설’, ‘고압적이고 거친 언행의 전화상담’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의료진 불신과 비협조(16.2%), 비용·절차 문의(12.7%), 외국인과 의사소통(3.1%)에서도 스트레스가 높았다.

 

세종=정성욱 기자 [e-mail]

코로나19 업무 관련 울분 경험 및 원인. 자료/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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