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국내 재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백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급 대비 압도적 수요가 예상되면서 국가별 물량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만큼 국산 품목 개발 성공에 대한 절실함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계에 따르면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본격화된 기업은
제넥신(095700)과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011000) 등이다. 가장 빠른 곳은 제넥신으로 지난 6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1·2a상을 시작한 상태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이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각 사별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 국산 백신 개발 속도는 더딘 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모더나, 화이자, 캔시노, 시노백, 시노팜 등 7개사가 등이 3상을 진행 중이고, 존슨앤존슨 역시 다음달 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3상 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다. 국가별로도 중국의 경우 임상단계의 백신을 지난달부터 의료진을 중심으로 긴급사용한 사실을 최근 밝혔고, 러시아 역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승인한 상태다.
코로나19 백신은 장기 확산세 속 대유행을 막기 위한 중요한 방어막으로 꼽힌다. 특히 온전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만큼 개발 진행과 동시에 국가별 물량 확보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가 두 번 이상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 공급계약을 맺은 상태고, 유럽연합과 캐나다, 호주 등도 개발사들과 잇따라 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정부 역시 국제백신공급협의체와 기업별 개별 협상을 중심으로 한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최소 전체의 70%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 장벽이 예상된다.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 개념인 국제백신공급협의체는 전체 인구의 20%까지 균등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의체에 참여하게 될 경우 해당 물량 확보는 가능해지지만 나머지 분량은 해외 수입이나 자급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해외 품목 공급 시기가 우선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공급 대비 압도적일 수요를 충족하기엔 제약이 많이 따를 것이란 우려가 크다. 실제로 막바지 임상에 돌입한 백신 개발사가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국산 품목 개발을 통한 자급화 비중을 높여야 할 이유가 시급해진 배경도 여기에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전세계적 신뢰도는 검증되지 않은 자국 백신의 실용화를 앞당기려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개발은 높은 기술장벽과 생산시설 투자 비용은 물론, 개발 완료 이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어 제약사들이 꺼려왔던 분야"라며 "최근 정부가 오는 2029년까지 6240억원을 투입해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치료기술 개발 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급화 촉진을 위해선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를 요구하기 보단 실질적으로 개발 참여에 유도할 수 있는 수단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목요대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확보 전망 및 정책방향' 주제 토론회에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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