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구글의 앱 마켓 수수료율 인상 움직임에 대해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적극 대응에 나선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영찬 위원의 구글의 수수료율 인상 관련 질문에 "현재까지 검토한 바에 따르면 (구글의 수수료율 인상이) 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사전에 시행령 조정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자사의 앱마켓 구글 플레이에서 기존에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자체결제 의무화와 30% 수수료를 웹툰·음원·전자북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위원이 "구글의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불공정 경쟁, 이용자의 선택과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되는지 확실히 조사해달라"고 당부하자 한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한준호 위원은 "구글이 대형 게임사를 지원하며 자사 앱 마켓 독점 출시를 유도한다"며 "이는 국내 콘텐츠 제작자 여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콘텐츠 동등접근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공감한다는 의견을 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규제에 대해서도 부처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윤 위원은 "과기정통부와 문체부가 OTT에 대해 각각 다른 업종으로 분류하다보니 사업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며 "부처들이 모여 통합 대책반을 꾸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청와대, 국무조정실, 관련 부처들과 함께 협의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국회에서 과방위 전체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엄재식 원안위원장,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한상혁 방통위원장, 양승동 KBS 사장, 김명중 EBS 사장. 사진/뉴시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소속 위원들은 KBS의 적자와 수신료 등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허은아 위원(국민의힘)은 "KBS는 지난해 759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자체 예상에 따르면 올해는 1270여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국민들은 수신료 인하를 바라는데 인상하겠다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질의했다. 황보승희 위원(국민의힘)은 KBS가 검언유착 보도를 낸 후 오보였다며 사과한 것을 지적하며 중립성을 잃었다고 질타했다. 박성중(국민의힘) 위원은 고위 간부직이 늘어난 것에 지적했다.
이에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은)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하며 KBS가 잘하면서 필요성을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검언유착 오보는 취재기자가 기사화한것보다 데스크가 더 욕심을 내면서 오보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주말이었기 때문에 주말 당직 시스템에 헛점이 있었다고 보고 그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목표 시기를 올해 중으로 제시했다. 양정숙 위원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최 장관은 "치료제를 빨리 얻는 방식은 약물재창출이며 신약 개발은 굉장히 오래 걸릴 것"이라며 "약물재창출로 여러 후보 물질이 나와있고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올해안으로 확실하게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시작하며 △과학기술 △정보통신 △예결심사 △청원심사 등 4개 소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각 소위원회의 위원장은 조승래 위원(과학기술), 박성중 위원(정보통신), 변재일 위원(청원심사), 허은아 위원(청원심사)이 맡게 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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