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재판에 피해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이동재 전 기자와 백모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철 전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이른바 '제보자X'로 불린 지모씨, 이 전 대표의 변호인 이모씨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박 부장판사가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다음 달 6일 오전 10시 열리는 이 전 기자 등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증인신문은 이 전 대표, 이씨, 지씨 등으로 진행된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를 대리해 나온 지씨를 만나 대화한 내용이 이씨를 거쳐 이 전 대표에게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당시 이번 사건을 이끌었던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이씨 없이 이 전 대표와 지씨만 신문하면 중간 매개가 없이 가기 때문에 순서는 이 전 대표, 이씨, 지씨 순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아침부터 진행하더라도 3명을 같이 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이 전 대표와 지씨의 말이 다를 수 있는데, 그것을 다른 날 하면 진술이 오염될 위험이 있어서 같은 날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기자와 함께 고발된 채널A 홍모 사회부장, 배모 사회부 차장에 대해서도 증인 신청을 했지만, 박 부장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서도 다 나와 있다"면서 "보고받고 관여한 것은 모르겠지만, 필요하면 추가로 하면 될 것 같아 보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와 백 기자는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지난 2월과 3월 '검찰이 앞으로 피해자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란 취지의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 협박해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 수사와 관련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리를 진술하도록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대표는 신라젠의 대주주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진행된 1차 공판에서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부인한다"며 "공익 목적의 취재를 했던 것이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기자가 지씨를 만나 언급한 내용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처럼 공소사실에 됐지만, 실제 전달 과정에서 와전될 가능성, 과장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7월17일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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