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대기업의 ‘기술유용’ 행위에 대해 10배 이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처벌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로나발 경기침체 여파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대·중소기업 간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해야한다는 문제제기다.
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정책연구부장은 17일 ‘기업 부문의 이중구조 해소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연 국민경제자문회의-KDI 공동 정책포럼을 통해 공정경제의 일환인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10배 이상의 손배소를 제안했다.
양용현 부장은 “상생협력 촉진방안을 도입해왔으나 이중구조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납품가 인하, 이익제공 강요, 기술유용 등 불공정행위로 중소기업의 성장이 억제돼 경제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중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유용 적발률은 아직 낮아,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하고 피고에게 반증책임을 부여해 신고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하도급거래 서면실태조사 현황. 자료/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정책연구부장
양 부장은 “기존 3배 손해배상으로는 억지력이 부족하고 구체적 적용방안도 미비하다”며 “최대 손해배상배수를 10배 이상으로 상향하고, 신고 기피도와 입증 난이도에 따라 배상배수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해배상배수 차등은 납품업자의 해당 거래 관계 의존도가 높을 수록 배상배수를 높여 신고 유인을 부여해야한다는 게 양 부장의 설명이다. 다만 소송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지속성이 낮을수록, 손해액이 클수록 낮은 배상배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양 부장은 납품업자가 정황 증거를 제시하면 1차 입증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고, 자료 접근성이 높은 대기업 측에 반증 책임을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임금 현황. 자료/통계청, 고용노동부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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