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법원이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사건' 관련,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을 두고 검찰이 부당하다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18일 오후 A4 용지 1매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무죄 선고 이유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검찰은 "이 법원장이 기획법관과 공모해 직무상 취득한 수사기밀을 누설했다는 공무상비밀누설의 점에 대해, 재판부도 기획법관이 법원행정처에 제공한 보고서 내용이 ‘직무상 취득한 수사상 기밀’임을 인정"했다면서 "앞서 기획법관은 법정에서 법원장인 피고인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고 법원행정처에 보고서를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또 "총무과장 등에게 수사정보 수집 등을 지시했다는 직권남용의 점에 대해서도, 법원장인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감사계장 등이 검찰 수사 중인 사건의 관련자들을 불러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 등을 확인한 사실, 그 확인 내용을 정리한 문건들이 피고인에게 보고된 반면, 감사기록에는 첨부조차 되지 않은 사실 등이 공판과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그럼에도 공무상비밀누설은 마치 기획법관의 단독 범행인 것처럼 결론 내리고, 직권남용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철저한 감찰 지시’가 있었을 뿐 위법·부당한 지시가 없었다는 재판부 판단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1심 판결에 항소해 사실관계 법리에 대한 판단을 다시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법원장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10∼11월 서울서부지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관내 집행관 사무소 직원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 사본 등 수사기밀을 입수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전 법원장이 사무국장 등에게 영장 사본을 입수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김래니)는 18일 오전 10시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사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전현직 법관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총 4건이며, 모두 6명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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