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하며
LG화학(051910)이 제기한 증거인멸 의혹을 부인했다. 현재 두 기업은 미국과 한국에서 배터리 소송을 진행 중인데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최근까지도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며 증거 인멸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2일 "포렌식 전문가 분석 결과 LG화학이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그 결과를 ITC에 제출했다"며 "LG화학은 정상 보관되고 있는 파일을 마치 삭제된 것처럼 표시해 IT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LG화학은 소송이 시작된 후 증거 보존을 위해 자료를 삭제해선 안되는데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까지 '팀룸' 휴지통의 30일 자동삭제 프로그램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수천 개의 파일이 훼손됐다며 증거 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을 제재해달라며 지난달 말 ITC에 요청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이 ITC에 제출한 증거 인멸 관련 의견서를 공개하며 LG화학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증거 인멸을 주장하는 74건의 LG 관련 파일 중 양극재를 테스트한 자료 파일 3건을 제외한 71건은 정상 보관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제 삼은 74건의 문서는 이번 소송과 관련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파일들은 'LG'라는 단어로 검색한 것들인데 'LG 전자제품', 'LG생활건강제품' 등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검색한 것들이거나 공개 세미나에서 촬영한 사진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가 이런 왜곡·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근거 제시를 통한 정정당당한 소송 전략'이 아닌 '말도 안 되는 문서 삭제 프레임'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문서 삭제 소송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탈취당했다고 주장하는 기술과 영업비밀을 정확하고 정당하게 제시하면서 법의 온당한 판단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니면 말고 식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책임감 있게 근거를 제시하면서 정정당당하게 임하되, 대화를 통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