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이 두 차례 연기 끝에 22일 발표하기로 했던 당 상징색 결정이 또다시 무산됐다. 기존의 핑크색에서 빨강·노랑·파랑 세 가지 색을 혼합해 사용하는 방안으로 바꾸려 했으나, 이에 대한 내부 거부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공정경제 3'법에 이어 내부 이견이 속출하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상징색 결정 여부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이 입장을 말했고 의원들 중에 반대 의견을 낸 분도 있고 찬성 의견을 낸 분도 있고 그런 상황"이라며 "결정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예정된 발표를 취소한 데 이어 세 번째로 당색 결정이 무산된 것이다. 의원총회에서는 3색 혼용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앞서 당 상징색으로 '빨강·노랑·파랑' 3색을 함께 쓰는 안을 제시했다. 외연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기존 당색인 핑크색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색인 빨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지도부는 20일 '3색'을 새 당색으로 발표하려다 반발이 커지자 전날 비대위원회의로 결정을 미뤘고, 이날 의원총회에서 다시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권한이 있는 기구에서 당색을 결정하자는 데는 합의가 이뤄졌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권한이 있는 곳에서 최종 결정하게 하자는 게 잠정 결론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당색은 비대위에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일련의 과정 속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김 위원장을 찬성 의견을 내면서 반발 기류가 거세졌다. 당색에 대한 김 위원장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당내 이견이 또다시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4·15 총선 패배를 맛보면서 느꼈던 긴장감과 위기를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며 소속 의원들의 단결과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나 개인적으로 국민 접촉하면서 느끼는 건 아직도 3040 여론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과연 이 당이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냐, 그저 형식적으로 구호만 내거는 게 아니냐고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는 게 현재 현명한 국민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럴수록 우리는 어떻게 하면 국민의 시선을 우리에게 집중시킬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가급적 당에 당의 일치된,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여러 의원이 의정활동을 통해서 당이 지향하는 바에 대해 국민에게 분명하게 보여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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