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코로나19에 허덕이는 인도·브라질에 대표적인 '비대면 소비' 수혜 품목인 태블릿PC를 내놓았다. 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춰 업계 1위 애플에 뒤처진 전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현지 법인을 통해 인도와 브라질에 잇따라 최신 보급형 태블릿 '갤럭시탭 A7'을 출시했다. 지난달 '버추얼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모델로 프리미엄 메탈로 마감한 베젤 디자인에 10.4형 화면, 돌비 애트모스가 지원되는 쿼드 스피커, 오래가는 배터리로 이동 중에도 최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는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보급형답게 무엇보다 가격 문턱을 크게 낮춰 현지 소비자들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의 갤럭시탭 A7 가격은 LTE 모델이 2만1999루피(약 34만9000원), 와이파이 모델은 1만7999루피(약 28만5000원)다. 브라질 내 LTE 모델 가격은 1999헤알(약 41만3000원), 와이파이 모델은 1799헤알(약 37만2000원) 수준이다.
성능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달 국내 출시된 '갤럭시탭 S7' 가격이 LTE 모델이 92만9500원(6GB+128GB), 99만9900원(8GB+256GB)이고 와이파이 모델이 82만9400원(6GB+128GB), 89만9800원(8GB+256GB)인 것을 생각할 때 반값도 안되는 가격대다.
삼성이 프리미엄 모델 출시와 더불어 대표적인 개발도상국인 인도와 브라질을 발판 삼아 글로벌 태블릿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형국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2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38%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한 반면 삼성은 18.7%로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점유율이 1.7% 오른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삼성전자가 인도 현지에 갤럭시탭 A7 출시를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두 국가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인도와 브라질은 지난달 29일 기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각각 8만8600명과 1만4318명에 달하며 세계 1위와 3위에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에 따른 경제 위기로 인해 인도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23.9%나 감소했고 브라질도 11.4% 떨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인도 정부의 경우 사실상 방역을 포기하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폭발적인 소비를 기대할 수 없는 경제 위기 상황이지만, 풍부한 인구를 발판으로 무궁한 시장성을 가진 만큼 소비 자체가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코로나19 여파가 재확산하고 있으나 초기 오프라인 매장 봉쇄 등과 같은 강력한 조치가 나오지는 않은 만큼 이전처럼 판매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태블릿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효과를 제대로 누린 제품 가운데 하나인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2분기 글로벌 태블릿 출하량은 무려 26% 증가한 3750만대에 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온라인 수업·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PC 시장의 일부인 태블릿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최근 현지에 비대면 소비 열풍이 부는 것도 업체 입장에서 기대할만하다. 최근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에 따르면 2018년 500억달러(약 59조2250억원) 수준이었던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2027년 2000억달러(약 236조9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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