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4.5% 또는 그 이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물가가 앞으로 수개월간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한국이 미국보다 정책금리가 3%포인트 낮은데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는가.
▲ 자본이 자유화돼 유출.입되는 경제에서는 항상 금리격차가 있기 마련이다. 금리가 커지고 작아지거나 혹은 반대로 되면서 자본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본의 유출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일부 제약할 수는 있다.
정책당국은 그 제약이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 도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자본 유출.입의 결과가 경제의 어느 부문에 있어 위험을 증대시키는지를, 그리고 그런 현상이 시장에서 잘 소화가 되는지, 앞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잠재 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닌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금리격차가 나쁜 것이고 격차가 없어져야 자본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금리수준은 국제화된 사회라고 하더라도 각국 경제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그러한 문제가 너무 누적됐는지, 혹은 어떻게 능동적으로 해결할 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지금 금리격차로 인해 외국자본이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에 상당한 규모로 투자돼 있다. 정책 당국은 그 부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항상 분석하고 관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얼마 정도로 생각하는가
▲ 작년 12월에느 물가상승률 3.3%에 경제성장률 4.7%, 경상수지 적자 30억달러를 예상 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초변수들이 워낙 크게 변했다. 물가 전망은 오르고 성장 전망은 내려가고 적자는 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4.5%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4.5% 이하로 성장할 것으로 한은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단지 대외적으로 정식 수정전망을 공표하는 것은 7월까지 기다려달라. 방향을 보면 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경상수지 적자도 훨씬 커지고 성장률도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어 4.5% 이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책임을 한은에 지운다면.
▲ 성장 하나로 경제 정책을 잘 했는지 못했는지 말 할 수 없다. 동시에 여러 곳을 봐야지 성장률 하나만 놓고 잘했다 못했다, 누구 탓이다 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 금리 동결은 경기 하강 요소 심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인가.
▲ 통화정책 결정은 한 달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매달 한다.
이번 달에는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는게 좋다는 것이었지만 다음 달에 다른 결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예측은 가지고 있지만 최근 2,3개월 동안 봤듯이 예측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는 신중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또 금리를 움직인다고 했을 때 그 시점이 언제인지도 고려한다.
매달 금리를 올렸다 내렸다 할 수는 없다. 이번 달 금리는 그대로 두는게 좋겠다고 결정했다. 다름 달에는 새로운 움직임과 정보로 지금과 같은 전망을 유지할 지 바꿔야 할 지를 결정한다. 통화정책은 방향도 있지만 시기선택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 환율이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환율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성장만 국한했을 때 원화 약세는 성장에 도움이 되는 쪽이지 해가 되는 쪽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나 크게 도움이 되느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전체적으로 성장률에는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경제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난다. 어떤 부분은 부담이 되고 어떤 부분은 도움이 된다.
그러한 차이 때문에 단지 원화 약세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만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 원자재가격과 환율 중 무엇이 물가에 더 큰 영향을 주나.
▲ 전체적으로 봤을 때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리 GDP가 1조 달러 정도인데 우리 수입 규모가 4000억달러 수준이다. 수입 규모가 GDP의 40%를 넘었다.
수입하는 물건은 다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이 100% 다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각 부분에서 환율 상승 영향력이 흡수될 수도 있다.
경제 구조에서 원유가격은 수입품의 일부분이다. 다른 원자재를 다 합쳐도 전체적으로는 크지 않다. 똑같이 10%가 올라가도 환율이 원자재보다 영향력이 크다.
단지 최근에는 환율이 변동하는 폭이 원유 가격 폭이 컸다. 원유가격이 40% 움직이고 환율이 10% 움직이는 것은 영향력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또 원유가격이 국내 물가에 파급되는 정도도 환율이 전가되는 정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결국 환율이 물가 상승에 영향이 크지만 최근 원유가격 상승폭이 워낙 커서 물가에 더 큰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 물가가 하반기에 안정될 것으로 한은 입장이 바뀐 것인가.
▲ 물가에 대한 한은 입장은 바뀌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물가 상승치는 당초 한국 은행 예상보다 높았다. 또 원유가격, 원화 가치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가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 해 전체 물가 상승율,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원래 물가는 3분기 정도에 안정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환율이 새로운 변동 요소로 추가됐고 원유가격은 더 높아져 지금은 3분기에도 물가가 목표치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건이 너무 변했다.
-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 상화에 따라 변한다. 원유가격과 환율이 안정을 찾는다면 연말에 물가가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경기둔화는 최소한 6개월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 수준을 결정할 때는 미래 인플레이션과 미래 경제 성장 등을 조합해 결정한다.
국제적으로 모든 나라가 금리를 내린 것은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금리를 올렸는데 그건 원자재 수출 이익이 너무 좋아 오스트레일리아는 금리를 과감하게 올리는 게 가능했다. 금리정책은 나라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내외금리차도 하나의 제약조건으로 다룰 수밖에 없다.
-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내수 진작에 효과 있다고 보는가
▲ 정책금리 변경 효과는 상황에 따라서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또 정책금리를 변경하는 것은 0.25%포인트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0.25%포인트는 효과가 적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쓸모 없다거나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두 번 변경하면 0.5%포인트이고 네 차례면 1%포인트이다. 그 결과가 계량적으로 얼마 안 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도 그대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
계량 분석에 나온 결과는 평균적인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므로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계량분석 결과 0.25%포인트 인하는 GDP 성장률에 0.1% 정도 상승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진다고 보면 되나.
▲ 지금은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다. 우리가 결정하는 것은 지금은 금리를 인하하기 옳은 때가 아니라는 뜻이지 6월 이후에도 변동이 없을 것이란 뜻이 아니다.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 어떤 방향을 설정했다거나 취소한 것은 아니다.
길게 보는 방향성도 매달 점검하지만 변경을 실행하는 시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달 정책금리가 동결됐다고 해서 다음달도 동결될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 넘치는 유동성을 내수 경기에 선순화 시킬 필요가 있지않는가
▲ 자금을 어느 분야에 투자하느냐 하는 것은 돈을 가진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가능하다. 다만 통화정책 당국으로서 뚜렷한 정책은 없다. 감세 등을 하면 돈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투자하는 것은 자기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된다. 경제와 관련된 어떤 정책이나 사건들도 그 판단에 영향을 준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데 유동성이 효율이 높은 쪽으로 움직여 성장잠재력을 키우면 좋은 일이다. 그걸 위해서 경제정책을 하는 것이다. 통화정책 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정책이 포함된다.
대기업들이 상당한 유동성을 축적하도 있다. 그런 유동성을 좋은 투자기회를 만들어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 토마토 김현우 기자(dreamofan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