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증시는 대외 리스크 확대로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변동성을 높이던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EU와 중국 간 충돌, 미국의 증세 여부 등 대외 리스크가 커졌다. 증권가에선 이들 대외 악재가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을 늦출 수는 있으나 2분기 회복 경로 자체를 훼손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하락 전환보다는 박스권 연장을 예상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2950~3100선으로 전망했다.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던 미국 10 년물 국채금리 상승은 어느정도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시장의 시선은 미국 증세 여부에 쏠리고 있다. 영국은 최근 막대한 재정적자를 매우기 위해 법인세를 인상했고, 바이든 행정부도 법인세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법인세는 현재 19%인데 2023년에 25%로 인상될 예정이다. 며칠 전 미국도 옐런 재무장관이 3조 달러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세제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의 증세 여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패키지 법안 공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 피츠버그에서 사회 인프라투자 패키지 법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원 마련을 위해선 법인세와 고소득자 증세가 불가피 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미 1조9000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 입법을 마친 바이든 행정부는 이 자리에서 3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패키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행정부 시설, 법인세 인하로 인한 주가 상승을 경험했던 만큼 세금인상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미국의 법인세가 현행 21%에서 23%로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고소득자 증세의 경우 37%에서 29.6%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소득자 증세 기준은 부부합산 40만달러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갈등, 코로나19 재확산도 증시를 누르는 요인이다.
유럽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독일과 프랑스가 락다운 조치를 연장하고 있다. 재개방을 시도하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적인데, 이는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를 이끌어 내는 요인이다. 통상 달러 강세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이어지곤 한다.
중국과 EU이 마찰도 국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U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대중국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 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의 중국 제재가 강화 될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수출 호조는 긍정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일 한국의 수출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앞서 발표된 20일 수출이 전년동원 대비 12.5% 증가하며 3월 수출역시 큰 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EU 등 서방과 중국 간 외교적 충돌, 미국의 증세 논의 등 대외 악재이 발생했지만 2분기 회복 경로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