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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최대 10배 레버리지‘CFD’…빚투 뇌관 건드나
CFD 거래대금 1년새 3.3배…수급 왜곡으로 변동성 확대 우려…'아케고스 사태'땐 미 증시 출렁
입력 : 2021-04-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 거래를 할 수 있는 주식 차액결제(CFD)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투심이 가열되고 있다. CFD거래는 실제로 투자상품(주식 등)을 보유하지 않지만 해당 상품의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식 거래보다 높은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매매가 늘어날 경우 투자자 손실은 물론 증시 수급 왜곡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CFD 거래대금은 2조6220억원으로 2019년(8047억원) 대비 3.3배 급증했다. 
 
지난해 증시 호황과 함께 빚투 거래가 급증하면서 국내 CFD 거래 규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CFD는 높은 레버리지 비율로 인해 전문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한데, 지난 2019년 11월 금융위원회는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을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했다.
 
개인투자자들의 CFD 진입 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증시 호황까지 맞물리며 CFD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는 평가다. 실제 2019년 말 3000명대이던 전문 투자자는 지난 2월 말 기준 1만1720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CFD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 1일 CFD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상·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교보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유진투자증권·DB금융투자 등이 있다.
 
CFD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CFD는 레버리지율이 최대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도 크다. 증시가 하락하면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폭락의 위험도 있다. 신용융자 거래의 경우 돈을 일정 기간 내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종목을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는데, CFD도 마찬가지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의 대량 매매가 증시에 충격을 줬다.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이 이끄는 ‘아케고스 캐피탈’의 마진콜 사태다. 지난달 26일 뉴욕증시는 주요지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몇몇 종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아케고스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강제 청산) 사태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아케고스는 총수익스와프(TRS), 차액결재거래(CFD) 등의 파생상품 계약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했는데, 투자금 대비 주식가치가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케고스가 집중투자한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은행(IB)들이 블록딜에 들어갔고 특정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CFD는 반대매매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뿐만 아니라 외국인 수급을 왜곡시킨다는 문제도 있다. CFD를 통한 거래는 투자자가 국내증권사에 주문을 하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실제 내국인의 매수·매도라 해도 외국인 수급으로 반영되게 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는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과 거래원이 외국인으로 잡힌다는 점 때문에, 수급을 왜곡시켜 왔다”며 “CFD가 종목 하나에 집중될 수 있어 종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당국이 CFD 과세를 시작하고 증거금률 인상을 권고하는 등 투자 손실 위험을 경고하고 있으나 증권가에선 CFD 거래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과 해외주식의 양도소득세율이 22%란 점을 감안하면 세율 11%가 CFD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세제 관련 불확실성도 사라지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앞다퉈 CFD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일부터 차액결제거래에 대한 양도세를 부과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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