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3일 쌍용차 인수 후보자들이 공장 부지의 용도 변경을 노리고 입찰에 참여한 뒤 '먹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실무적으로 봤을 때 먹튀라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취임 4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기업의 부실 구조조정 기업의 매각 과정에서 먹튀 얘기가 꼭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 건과 관련해서는 현재 공장 이전을 확정되지 않은 계획이고, 계획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7~8년에서 10여년, 장기간이 소요되는 매우 불확실한 계획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공장 부지 용도를 변경하려면 그 과정이 수 년이 걸리고, 결정 되더라도 공장을 이전하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또 이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있고 반대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최소한 10년이 걸리는 이런 불확실성을 가지고 투자자가 쌍용차에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루 아침에 들어와서 탁 먹고 튈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가 그렇게 가볍게 생각해서 부동산 투기가 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저희가 그 부분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공장 이전은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서고 나서 중장기 사업계획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지 단지 땅값만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잠재적 투자자의 계획과 함께 판단할 사항이고, 현재 법원의 관리 하에 인수·합병(M&A)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법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오는 15일 마감되는 쌍용차 본입찰에 대해서는 "능력있고 책임있는 경영주체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M&A를 통해 쌍용차가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고, 신규투자자의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에 따라 조속히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쌍용차는 제대로 된 사업 주체가 구체적으로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가져오기 전에는 만사휴의(萬事休矣)"라며 "산업은행이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현재 법원이 주도하고 있는 M&A 절차가 잘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며 "잘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신규투자자의 진실성과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계획 못지 않게 쌍용차 노사 협조도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노사 협조 없이는 신규투자자가 정상화하기도 매우 어렵다"며 "그래서 저희는 모든 것을 다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3일 취임 4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DB산업은행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