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경쟁당국, 대한항공 결합심사 앞장서 달라"

[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함 심사와 관련해 "경쟁당국이 앞장 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취임 4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쟁당국이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에 생기는 파장들을 놓고 좀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양대 항공사 간 결합이므로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범위가 방대해 심사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심사 일정은 각국 경쟁당국의 권한이므로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지금 최선을 다해서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요청하고 있고 한개 두개씩 승인 결정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며 "항공산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심사 결과가 필요하므로 대한항공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항공산업은 국내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 간의 사활이 걸린 경쟁인데 그런 문제에 대해 우리 경쟁당국이 앞장 서 줬으면 좋겠다"며 "다른 경쟁당국도 좀 설득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EU 경쟁당국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을 규제하려 하면 미국 당국은 보호하고 나서지 않냐. 그런데 우리는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곳(경쟁당국)들이 하는 것을 보고 하려고 기다리는 것 같아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괘씸죄에 걸릴까 조심스럽지만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결합은 대한민국의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조치"라며 "산업적 관점에서 좀 긍정적으로 봤으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도 그렇고 아시아나항공도 그렇고 국내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없다. 산업재편의 문제이지 않나"라며 "과거부터 산업재편을 제대로 해오던지, 이제 정상화시키고 나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대한민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사 간 합병, 조선사 간 합병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탐내겠다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저희가 항공운임 등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도 드렸고, 국제 경쟁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그럴 상황도 아니니 조금 더 전향적으로 봐 달라"고 호소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3일 취임 4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DB산업은행

 

김연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