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서조차 검찰개혁에 대한 찬성과 속도조절론에 대한 목소리를 동시에 내면서 향후 있을 토론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오후 2시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 쪽에서는 우리 검찰개혁에 대해 마치 검찰이 모든 수사권을 다 빼앗기는 것처럼 그리고 용의자 얼굴 한 번 못보고 기소를 결정해야 되는 것처럼,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가상의 검찰개혁안을 놓고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그래서 오늘 이 회의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 보시더라도 검찰이 보다 더 선진검찰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0년이 됐다. 53년 이후로 검찰이 수사권을 가져왔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독점하면서 사실상 견제 없는 권력을 향유해 왔다”며 “이 권력을 이제는 개혁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검찰개혁 당론 채택을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4월 임시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임시회는 민주당에게, 또 우리 국민들에게 정말로 중요한 시간”이라며 “민생은 민생대로 빈틈없이 챙기면서 기득권 정치의 교체, 권력기관 2차 개혁의 완수, 언론미디어의 혁신과 같은 중대한 개혁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반면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검찰개혁에 원론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검찰개혁은 꼭 해야 한다. 국민들도 원하고 저도 찬성한다”며 “하지만 국민의 삶과 정치적 환경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앞에는 두 개의 길이 있다”며 “하나는 검수완박을 질서있게 철수하고 민생법안에 집중하는 길이다. 다른 길은 검찰개혁을 강행하는 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강행하더라도 (검찰개혁을)성사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정의당의 동참과 민주당의 일치단결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의당은 공식적으로 반대했고 당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지방선거에 지고 신뢰를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이재명 고문과 문재인정부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분명히 해야 하지만, 방법과 시기는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속도조절론은 재차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속도조절론을 듣던 일부 의원들은 “(검찰개혁을)아예 안 한다고 말을 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윤호중(앞줄 오른쪽)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앞줄 왼쪽)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