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바이오 기업의 IPO(기업공개) 과정이 험난해지고 있다. 유니콘 특례를 준비하던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예비심사(예심)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기술특례로 상장트랙을 변경한 데 이어 선바이오는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았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니콘 특례(시장평가 우수기업 제도)로 상장을 추진하던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기술특례로 상장트랙을 변경했다. 지난 4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지 4개월여만이다.
유니콘 특례(시장평가 우수기업 제도)는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4월 신설한 제도로 비상장사 중 기업가치가 높은 우량 기술 기업 등에 대해 기술 평가 절차를 간소화한 절차다. 특히 핵심 요건 중 하나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다.
다만 시가총액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모가 선정작업부터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실제로 코스닥 '1호 유니콘 특례' 기업인 보로노이는 시가총액 5000억원을 맞추기 위해 공모가를 재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회사는 공모가를 할인해 기준 시가총액에 겨우 맞춰 시장에 입성했다.
이에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공모가 산정에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특례로 상장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각각 A등급,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상장이 가능하다. 회사는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융합 단백질 기반의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평가결과 A등급과 BBB등급을 각각 받아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기업의 평가가 예전과 같이 높은 밸류를 주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도 유니콘 요건을 갖추기 어려워져, 이례적으로 상장 트랙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준비하던 선바이오 역시 IPO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선바이오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단순 오류에 대한 증권신고서 정정요청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선바이오는 향후 수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선바이오는 국내 유일 페길레이션(PEGylation) 기술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성장성 특례상장 기업임에도 보유한 기술을 통한 꾸준한 매출을 확보해 3개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올해 바이오 업계의 투자심리는 냉각되는 분위기다. 애드바이오텍과 노을, 보로노이, 루닛 등 바이오 기업 대다수가 기관 수요예측에서부터 흥행에 실패해 희망 공모가 최하단 이하에서 공모가를 결정한바 있다.
증권사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제약·바이오 시장의 침체가 IPO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작년 상반기만해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다수의 IPO가 있었던 반면 올 상반기에는 상장 철회로 재도전에 나서는 보로노이 등 기업수가 적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의 IPO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은 위 기사와 상관없는 제약바이오사의 연구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