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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산은 '부산이전' 들끓는데…강석훈 회장 유럽행
16~20일 독일·벨기에 해외출장
입력 : 2023-0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다음주 해외출장을 떠납니다. 
 
강 회장을 대신해 결재권한을 가진 수석부행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산업은행 업무가 올스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산업은행 노조가 법적절차를 무시한 이전 행위라며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넣는 등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결재권자인 강 회장이 해외출장을 강행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및 산업은행 부산이전 시민대토론회에 참석,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유럽 해외출장을 떠납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산업은행 지점 설립을 점검하고, 다음 날인 17일 벨기에로 넘어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관련 EU 대사와 면담한다고 합니다. 이 출장에는 회장과 비서실장, 수행비서가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회장이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는 20일 다음 날인 21일부터 24일까지는 설 연휴 기간입니다.
 
하지만 강 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그를 대체할 결재권한자가 없어 산업은행의 주요 의사결정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국내 최대 국책금융기관입니다. 한국산업은행법 11조에 따르면 회장 부재시 전무이사가, 전무이사 부재시 정관으로 정한 순서로 직무를 대행합니다. 하지만 현재 회장의 직무를 대신할 전무이사, 즉 수석부행장이 공석인 상황입니다.
 
최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12월 사의를 표명하고, KDB인베스트먼트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이직 직전까지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한 준비단장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다음주 회장 출장으로 결재를 받을 수 없으니 그 전에 결재를 올리라'는 암묵적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역할상 주요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어느때보다 잠재 부실기업에 대한 신속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회장이 수석부행장이 공석임에도 자리를 비우고 장기출장을 가면 부실발생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진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날 감사원에 산은 본점 이전 추진과 그 과정에서 방만한 예산집행, 기관장 직무 해태 등 부패행위에 대해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특히 강 회장이 외부 업무로 산업은행 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보고가 지연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산업은행이 본점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집행했다며 총 7가지 사안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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