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베란다를 나가면 마주칠 수 있는 아름다운 싱가포르의 야경(사진=뉴스토마토)
'불야성'(不夜城)은 불이 휘황하게 켜 있어 밤에도 낮같이 밝은 곳을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송나라는 공식적으로 통금을 두지 않았는데, 당시 수도인 개봉 지역의 경우 상인을 비롯해 사람들이 몰리며 밤늦게까지 상점들이 불을 켜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밤이 없는 것 같다며 '불야성'이라고 표현했고, 여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불야성 싱가포르
싱가포르에서 제가 묵었던 호텔 건너편, 금융사가 즐비한 고층빌딩에서는 밤늦게까지 불빛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숙소 불을 다 꺼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수면등이 없으면 자지 못하는 제게 참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꺼풀 위로 희미하게 비치는 빛이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요.
숙소 베란다를 나가면 마주칠 수 있는 아름다운 싱가포르의 야경(사진=뉴스토마토)
야경에 취해 싱가포르 밤거리를 거닐기도 했는데요. 현지 택시기사가 "충분히 순간을 즐겨도 안전하다"며 해줬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싱가포르는 치안이 무척 좋은 편이라 여성들도 밤늦게까지 거리에 나올 수 있다"며 "지금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이 길에서 어떠한 문제가 생긴다면 즉각 사복을 입고 숨어있는 경찰들이 나와서 제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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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자유로움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싱가포르는 금융 선진화 기반에 강력한 규제가 있음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 규제가 안정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하고 신의를 생성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금융지구에 위치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K스타트업센터(KSC)에 방문했을 때도 해당 규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관계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규제와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시장'이 싱가포르였습니다.
'경찰들이 언제든지 진압할 수 있으니 안전하게 즐기라'는 택시기사의 말을 듣는데 이 생각이 난 것은 왜일까요? 불야성인 싱가포르의 밤거리를 즐기며 '규제와 자유로움은 양극단에 있지만 등을 맞대고 있구나' 생각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