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신유미 기자] 싱가포르 역시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 속에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의 고물가는 식대에서부터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백화점 지하의 푸드코트에서 파는 일본식 라멘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5명이 라멘 하나와 음료 하나씩 주문했지만 한국 돈으로 2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나왔습니다.
싱가포르를 찾은지 사흘째 되던 지난 28일 한국 음식이 그리워질 때 찾은 한인 식당의 음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저렴하면 6000원, 비싸도 1만원에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가 약 3만원에 달했습니다. 인원 3명이 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 된장찌개를 시켜먹는데 1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싱가포르 래플스 플레이스역 근처 '라우 파 삿 사테거리(Lau Pa Sat, Satay Street)' 야시장에서 각종 꼬치와 칠리크랩, 맥주 5잔을 주문했는데 24만원을 지출했습니다. (사진=신유미 기자)
싱가포르는 1991년 이후 해외로부터 담배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불법으로 반입하다가 적발되면 한 갑당 200싱가포르달러(약 20만원) 전후의 벌금을 맞게 됩니다. 그런데 담배 가격도 만만찮습니다. 라이터 한 개에 담배 한 갑을 구매하는데 18싱가포르달러(1만8000원)를 써야 합니다. 한국에서 파는 담배 3갑이 넘는 값이죠.
싱가포르 정부 역시 고물가 부담을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서 싱가포르의 물가도 급상승했다고 현지인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싱가포르는 개방경제체제 하에서 대외 무역의존도가 320%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예산안 목표를 △사회안전망 확대 △지속가능한 성장 △회복 탄력적인 사회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 및 GST(부가세) 인상 등 생활물가 상승에 대응에도 나섰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중산층 이하 싱가포르 시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생계 안정 지원 패키지 규모를 30억싱가포르달러에서 96억싱가포르달러로 3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한 세제 혜택으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알려진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예산안을 보면 안정적인 세수 확보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정부의 가장 큰 수입원은 법인세(전체의 20%)에서 나오고, 이외 기금의 투자 수익 기여금(20%), GST 등을 통해 재정을 충당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정부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국가 및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이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및 재무장관은 "현재의 고물가 현상과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싱가포르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가 어떤 방식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워나갈지 주목됩니다.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야시장에 있는 한 상점에서 사람들이 결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신유미 기자)
싱가포르=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