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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알뜰폰 사업 지속…타행들 신규 진출 "글쎄"
금융위, 국민은행 규제 개선 요청 수용
입력 : 2023-04-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규제샌드박스로 사업을 이어온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금융당국이 KB국민은행의 규제 개선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요. 알뜰폰 사업이 은행 부수업무로 분류될 수 있도록 법령 정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당국이 '리브엠' 서비스를 사실상 승인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비금융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다만 리브엠의 경우 출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에 의문이 붙는 만큼 당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곳은 없어보입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리브엠의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해달라는 KB국민은행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금융위 결정에 따라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금융위는 "KB국민은행에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할 경우 부수업무 공고를 통해 법령 등을 정비할 예정"이라며 "정비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최대 1년6개월간 해당 혁신금융서비스의 지정 기간은 만료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브엠은 지난 2019년 금융당국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된 금융권 최초의 알뜰폰 브랜드로, 오는 16일 만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알뜰폰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하기로 결론 내렸습니다.
 
출시 당시 리브엠은 파격적인 요금제로 고객들을 끌어모았습니다. KB국민은행의 각종 부수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 할인도 받을 수 있어 기존 KB국민은행 가입자의 '락인 효과'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현재까지 가입자 수 4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이통3사 자회사를 제외하면 알뜰폰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이동통신사업 진출로 비금융 데이터를 금융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리브엠 출시 당시 KB국민은행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거래가 거의 없는 고객인 '씬 파일러(Thin filer)'들에게도 대출 상품을 공급하면 혁신 금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저렴한 요금제 탓에 출혈경쟁 의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에서 2020년 139억원, 2021년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윤 의원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혁신은 없고 시장 교란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영업 손실은 전산 구축과 같은 일회성 초기투자비용"이라며 "지금까지 투자 기간이었다면 이제 비용보다는 수익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익보다는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혁신 서비스로 가계 소비 부담을 경감하고, 비금융서비스로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KB국민은행 외에 알뜰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금융업체는 토스입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플리카는 지난 1월 통신 자회사 '토스 모바일'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이후 2월말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시중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신협중앙회,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알뜰폰 제휴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어 알뜰폰 사업에도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다만 이들 은행 측은 아직까지 알뜰폰 사업 진출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와 함께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 적은 있다"면서도 "알뜰폰 직접 진출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나은행 측도 종합생활금융플랫폼으로 도약을 위한 비금융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지만, 알뜰폰 사업 진출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비금융서비스 영역 확장을 위해 금융사들은 이동통신업보다는 다른 영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포화상태인 이동통신영역에 은행이 추가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은행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 마련된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Liiv M(리브모바일)’ 출시 행사에서 하현회(왼쪽부터)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허인 현 KB금융지주 부회장, 손병두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사진=KB국민은행)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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