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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이복현 금감원장의 백브리핑
입력 : 2023-04-14 오전 6:00:0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바쁩니다. 특히 1주일에 한번 꼴로 공식 일정 이후 백브리핑을 갖는데요. 가는 곳마다 기사 수십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흔히 백브리핑이라 함은 공식적인 브리핑이 끝난 이후에 비공식적으로 이어지는 브리핑을 말하는데요. 이 원장은 은행이나 금융학계, 혹은 금융업계와 간담회 후 공식 브리핑이 없을 때에도 자주 백브리핑에 나섭니다.
 
금감원은 대개 전날 출입기자에게 돌리는 문자를 통해 백브리핑 시간을 고지하곤 합니다. 이 원장은 백브리핑에서 그날 행사의 취지와 계획 등 보도자료에 기재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설명합니다. 비공개 행사일 경우 행사의 맥락과 저간의 사정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이 원장이 가는 곳마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업계 출입기자들 수십명이 몰리는 이유입니다. 
 
금감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다보니 기자들은 당일날 행사 관련 내용 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현안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가곤 합니다. 사실 기사 취재를 위해 기관장과 개별적으로 통화하거나 대화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평소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사안이나 이슈에 대해 이런 공개적인 자리를 통해 질문하고, 금감원장의 입장이나 시각을 확인할 수 있으니 이보다 '생산적인' 취재현장이 또 있을까요. 다만 넘쳐나는 질문에 따라 금감원장의 입장표명도 잦아지면서 소소한 진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재개를 두고, 처음에는 금지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시장 안정과 제도정비가 우선이라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정책입안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장을 '월권'했다는 논란도 나왔습니다. 
 
그가 백브리핑을 자주 개최하고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내년에 있을 총선 출마를 위해 인지도를 쌓기 위한 작업 아니냐는 의혹이 주를 이루는데요. 하지만 한번쯤 '다르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자주 백브리핑을 갖는 저의에 관심을 갖고 추궁하기보다 업계 주요 현안은 물론이거니와 주요 뉴스 흐름을 파악하며 최선을 다해 국민을 향해 의견을 표명하고 입장을 전달하려는 '자세'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요.
 
은행, 보험, 카드 등 수많은 금융업권에 대한 감독권한을 가진 금감원이 다루는 이슈는 차고 넘칩니다. 공개적으로 질문과 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업권, 당국, 학계 등에서 각종 의견을 표명하고 진실을 규명하면서 논의는 꼬리에 꼬리를 물 것이며, 보다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금융소비자와 국민의 이익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차기 금감원장 뿐 아니라 정부부처의 장이나 기관장도 언론의 질문을 두려워말고, 백브리핑을 친근하게 다루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보라 금융팀장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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