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최근 은행채와 예금 등의 금리가 소폭 오른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중은행들은 당장 18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새 코픽스를 반영하게 됩니다. 다만 정부와 여론의 '이자장사' 비판에 대출금리를 가파르게 내려온 만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다시 올리기에는 무리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 대비 0.03%p 올랐습니다. 지난 11월 4.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이달 반등했습니다. 2월달 코픽스는 3.53%로 전월대비 0.81%p 떨어진 바 있습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3.71%,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3.08%로 전월대비 각각 0.03%p, 0.04%p 올랐습니다.
그동안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코픽스 역시 하락하다가 이달부터 숨고르기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코픽스는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SC제일·씨티 등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입니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합니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됩니다. 반면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3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56%로 전월 대비 0.03%p 올랐습니다. 지난 11월 4.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넉달 만에 상승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은행들은 18일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조정할 전망입니다. 지난 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6~6.2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말 5.08~8.12%임을 감안하면 고점은 1.9%p 저점은 0.82%p 하락했습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전월 기준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에 은행 가산금리를 더해 6개월마다 한 번씩 바뀝니다.
다만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간 은행들은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코픽스 하락폭의 두배 이상 수준으로 대출금리를 낮춰왔습니다. 최근까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직접 시중은행을 방문해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를 독촉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코픽스가 넉달 만에 반등했지만,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금리로 가기 위해선 경기전망과 물가전망 두 가지가 들어간다. 앞으로 경기가 좋지 않거나 물가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라며 "한국은행이 향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다면 그 세 가지 요인이 시장 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긴축 기조가 본격적으로 하락으로 철회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금융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도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큰 폭의 인하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