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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금융위 동아시아 출장에 주목하는 이유
입력 : 2023-05-18 오전 6:00:0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까지 해외 출장을 떠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해외 시장진출을 독려하는 가운데 금융감독 수장으로서 한국 금융사의 해외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한 달여 전부터 금융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복현 원장의 동남아시아 출장과는 달리 김 부위원장의 출장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 원장의 출장은 동행하는 금융사 CEO가 누구인지, 누구와 어떤 행사를 여는지, 기자들은 대동하는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였거든요. 
 
사실 이 원장이 방문했던 국가들은 아시아 금융허브로 이미 정평이 나있거나 성장 가능성이 보장된 곳입니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는 신남방 ASEAN국가들 가운데 최대 경제규모(GDP)와 최다 인구보유국으로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주목을 받은 곳이고,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핀테크 업체의 40%가 소재하는 등 디지털 금융중심지로서 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내 금융사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탐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면 김 부위원장이 간 곳은 중앙아시아 가운데서도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입니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인구가 3000여만명 수준으로 국가 주도형 은행산업 탈피하고 은행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경남은행 정도입니다. 키르기스스탄은 국제중심지지원센터의 해외 금융업 감독제도 편람에 아직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금융사에게는 '미개척지'에 해당합니다. 이곳에 진출한 금융사는 BNK캐피털이 유일합니다.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는 금융위가 10여년 전부터 재정당국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금융협력을 진행해왔던 곳입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12년 우즈베키스탄 재무부장관의 공식초청에 따라 이곳을 방문한 적 있는데요. 당시 그는 우즈베키스탄 금융당국과 은행분야 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개발금융의 경험과 증권거래시스템 등 한국 금융인프라 수출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우즈벡 거래소 지분 취득으로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10여 년전 금융당국이 뿌려놓은 씨앗이 한국금융시스템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해 초 윤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 뒤 당국이 연일 은행 때리기에 나서며 금융권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같은 당국의 후방지원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앙아시아는 동남아시아와 비교해 우리 금융사들에게 불모지에 가깝지만 국내 금융인프라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고, 한류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기로 유명합니다. 성장성이 검증된 곳보다 미개척지로 분류되는 신시장에 먼저 나서 업계를 리드하는 것이 진정한 당국의 역할 아닐까요. 국내 금융사가 활발하게 현지에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를 방문하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 원장보다 김 부위원장의 동아시아 출장길에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보라 금융팀장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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