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작년까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던 금융지주사들의 올 상반기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전망입니다. 충당금 폭탄을 맞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충당금 확대 기조를 이어가지만 실적 자체는 견고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이 신한금융에 근소하게 앞서며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에프앤가이드 실적 전망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1월~6월) 합계 당기순이익(지배주주순익) 전망치는 약 9조3654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작년 상반기(8조9662억원)보다 약 4.4% 늘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아해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 실적에 대해 "타행 대비 대출 자산 민감도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순이자마진(NIM) 방어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산 규모 4위인 KB손해보험의 IFRS17 도입 수혜를 누릴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이 취임한 후 처음 맞이하는 상반기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상반기 순이자마진 하락폭이 큰 데다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적었던 점이 부담입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지난 1분기 비이자이익을 전년 동기대비 각각 77%, 53% 끌어올리면서 실적을 견인한 반면 신한금융은 17% 늘었는데요, 이번에도 비이자부문 개선세가 관건으로 떠올랐습니다.
우리금융은 자산건전성을 끌어내리는 비은행 자회사가 적다는 점이 오히려 경쟁력으로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이 한화로 매각됨에 따른 건전성 분류 상향으로 충당금 환입이 약 700억원 내외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2분기 은행 NIM은 약 1.60%로 전분기대비 5b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출성장률은 대기업대출 호조에 힘입어 1%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예대마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충당금 적립액을 대폭 늘린 점이 금융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 부담 요인입니다.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연체율이 오르는 등 대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데요, 이에 금융당국이 충당금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1분기 4대 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이상 늘어난 1조7338억원의 역대 최대 충당금을 쌓은 바 있습니다. 금융사들은 2분기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말 종료됨에 따라 당국에서도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지속 요구하는 등 충당금 적립 기조는 올해 동안 유지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 외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