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 갈아타기(대환)를 시도했다가 실망한 소비자들이 많을텐데요. 1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에게 2금융으로 전환하거나 더 높은 대출금리 상품을 안내하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20대 직장인 이씨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갈아타려다가 마음을 접었습니다. 2금융 고금리 대출로 안내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이씨는 1금융권의 A은행(연 6.67% 금리 1100만원 한도)와 B은행(연 7.73% 11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 2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모두 입점되어 있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3건의 대환대출 가능 상품이 안내받았는데요. 모두 캐피탈 및 카드론인 2금융이었습니다. 한도가 늘어나는 대신 대출금리가 2배 이상 뛰었습니다.
네이버페이의 대환대출 서비스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네이버페이로 조회한 결과 3건의 상품이 안내됐는데요, 카카오페이와 달리 1금융권 대출은 1건에 불과했습니다. 1금융 상품으로 대환할 경우 금리는 8.2%로 조금 높아진 반면 한도는 두 배로 늘었습니다. 다만 대환대출을 안내받은 나머지 2건은 캐피탈 및 카드 대출로 2금융 상품이었습니다.
직장인 A씨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대환대출 상품을 비교 조회한 결과 2금융권의 고금리 상품을 안내받았습니다. (사진=카카오페이 캡처)
금융위원회는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대출조건을 조회한 결과 낮은 금리의 상품이 뜨지 않거나, 오히려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추천되는 경우를 설명했습니다. △고신용자가 기존에 충분히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거나 △현재 시점의 DSR 규제비율을 초과하는 대출을 보유해 금융회사로부터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거나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한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대출조건 조회결과를 전송하는 데 지연 또는 오류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상품을 비교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금리보다는 한도나 상환조건 등에 중점을 둘 수 있어 소비자의 가치판단에 개입하지 않고 어떤 조건이라도 조금 더 유리한 면이 있다면 보여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각 플랫폼마다 입점 은행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조건이 있다면 다양한 플랫폼에서 비교해야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셈입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1일 오전 기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총 1만9778건, 5005억원(잠정)의 대출자산 이동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19일까지 낮은 금리로 이동한 소비자의 금리인하 폭과 신규대출액 총계를 통해 소비자가 절감한 총 연간 이자 규모가 약 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