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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엔저' 현상에 엔화 투자 급증…환테크 해볼까
8년 만에 최저치 찍은 엔화값
입력 : 2023-06-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엔화값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엔테크(엔화+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환 차익을 노린 엔화 예금부터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글로벌 통화 정책에 따라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단기간 고수익에 대한 기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엔화 환전액은 작년보다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늘었습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 규모가 300억엔을 훌쩍 넘어섰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전년 동월 62억8500만엔의 4.8배 수준입니다.
 
엔화 예금에도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5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엔화예금은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자금 일시 예치,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 등으로 한 달 전보다 9억3000만달러 증가한 6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엔화 예금의 경우 이자가 높지 않고 환전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엔화 가치가 오를 때 환차익(비과세)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엔화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고, 추가 하락이 진행될 우려가 적기 때문에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석 달 전만 해도 100엔당 1000원 정도 하던 엔화값은 지난 18일 장중 8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8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엔화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 완화 정책 지속으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원화는 긴축 종료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이 급락했습니다.
 
강미선 신한은행 일산 WM센터 팀장은 "최근 2주 동안 엔테크 관련 문의가 늘었다"며 "환차익은 세금이 없어 세율 부담이 있는 고객은 엔화 예금에 관심을 보이고, ETF나 일본 주식시장 인기도 높다"고 말했습니다.
 
심혜진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은 "엔화로 미국 국채 ETF에 투자하는 상품도 인기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투자 성향에 맞춰 본인이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환율이 개입되는 상품은 상당히 리스크가 큰 편이기 때문에 감안해 투자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기대감에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엔테크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면서도 "미 연준 통화정책에 따라 약세가 장기화될 수도 있어서 단기자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엔저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시각은 갈리는 상황입니다. 김현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엔저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은행 통화정책이 연준과 디커플링(탈동조화)되고 있는 점"이라며 “각 전문가마다 전망이 다르지만, 일본은행은 전임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의 통화 정책을 향후 1년에서 1년 반 정도 유지한 후 정책 전환을 고민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변화는 내년에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원-엔화 환율이 90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지난 21일 서울 한 시중 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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