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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유동성 규제 정상화 앞두고 대출금리 '꿈틀'
이달 말 은행 LCR 규제 유예 종료
입력 : 2023-06-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은행권의 유동성 규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를 앞두고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며 대출금리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LCR 규제 유예를 종료할 예정인데요.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LCR 95%를 적용하는 등 단계적 정상화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LCR을 기존 100%에서 85%로 낮췄는데요, 지난해 정상화 과정에서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올해 6월 말까지 92.5%를 유지하도록 해왔습니다.
 
LCR규제 유예가 종료되면 은행들이 자본을 더 확충해야 합니다. 은행이 예금을 확보하거나 은행채를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은 예금 금리를 늘리는 등 조달 비용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 조달비용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대출 금리가 오르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채는 18조986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9336억원(57.5%) 증가했습니다. 이 중 은행채가 9조62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6825억원(144.3%) 증가해 금융채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정부가 전세금 반환 대출 등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하면서 은행채 발행을 부추길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에 대한 DSR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 돈을 빌려야 하므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수요가 늘면 금리가 오르는 현상은 자연스럽지만 어느 정도의 수요가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은행채 발행 증가가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 수요보다 은행채 발행 물량이 많으면 채권 가격을 끌어내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는데요. 특히 은행채 금리를 준거금리로 삼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동해 띌 수 있습니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형(신규코픽스) 4.21~6.11% △고정형(혼합형) 4.00~5.79%로 집계됐습니다. 전달까지 있었던 3%대 금리가 사라진 겁니다. 한 달 전인 지난 5월 30일 기준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신규코픽스) 3.91~6.147% △고정형(혼합형) 3.92~5.74%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금리 상승세는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와 코픽스 금리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대출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28일 4.178%를 기록했습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3월 초 4.572%까지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난달 중순까진 3.8~3.9%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후 최근 다시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금리는 28일 3.809%를 나타냈습니다. 역시 올해 초 4%까지 올랐다가 지난 4월 3.4%까지 내려간 바 있으나 다시 오름세입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상담 등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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