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윤석열정권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주 동안 전국적인 노동계 하투(여름철 투쟁)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정부의 노동계 탄압에 대한 반발로 정치적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정권퇴진 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4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총파업은 각 산별노조들이 1~2일씩 돌아가며 전국적인 규모의 파업에 나섭니다. 민주노총은 전체 조합원 약 120만명 중 40만명 이상이 참가해 윤석열정권 투쟁을 대중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을 계기로 노동뿐 아니라 민생과 안정 문제 등에 대한 윤정부의 실정을 규탄할 예정”이라며 “윤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담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보통) 파업의 목적은 사용자 이익 축소를 통해 노동자가 이익을 얻는 것인데, 이번엔 윤석열정권을 향해서 하는 파업”이라며 “윤정권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의 핵심 쟁점들로 △노조탄압 중단, 노조법 2·3조 개정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 보장 △민영화·공공요금 인상 철회, 국가 책임 강화 △공공의료·돌봄 확충 △과로사 노동시간 폐기, 중대재해처벌 강화 △언론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등 전반적인 사회 현안을 꼽았습니다.
이에 5일 전국 16개 시도에서 진행하는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6일 지역별 노조 연맹인 민주일반연맹과 서비스연맹이 산별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8일에는 전국공무원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공무원 권리 쟁취를 위한 집중 궐기대회’를 열고, ‘일본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노동자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 노조인 현대차 노조도 12일 5년 만에 파업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서비스산업연맹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총파업의 정점은 13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와 화섬식품노조, 사무금융노조, 전국교직원노조 등 주요 산별노조들이 서울 도심에 모여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특히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 의료인력이 속한 보건의료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총파업 마지막 날인 15일은 공공운수노조가 결의대회를 열고 이후 ‘윤석열 정권 퇴진’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민주노총은 산별노조 투쟁 중 4·7·11·14일 서울시청 등에서 야간 촛불집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윤석열정부는 그동안 공권력을 동원해 노조를 탄압하고, 고용불안과 저임금을 야기하는 노동개악과제를 추진해왔다”며 “여기에 더해 민생은 물론, 핵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도 국민적 불신과 비판을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총파업을 통해 국민과 함께 정부 규탄에 나서는 한편, 내년 총선까지 장기적으로 투쟁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국서비스산업연맹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