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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참극도 문재인정부 탓…반복되는 '책임전가식 정치'
1년전 '잼버리 사태' 경고…정부 "안전한 잼버리 만들고 있다"
입력 : 2023-08-07 오후 5:36:33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여권이 파행을 빚고 있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책임론의 화살을 문재인정부로 돌렸습니다. 그간 투입된 예산 사용처 등을 놓고도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며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일주일 만에 국회에 복귀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것은 2017년 8월 문재인정권 시절”이라며 “민주당이 국면전환용으로 국제대회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 대표는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처음 열리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언급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고, 새만금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삼았을 정도”라며 논란의 원인은 전 정부에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가 대회 전반을 책임지고 현장에 내려가 사안을 챙기니 미흡함과 부실함이 신속하게 개선되고 있다”라며 현 정부를 두둔했습니다. 
 
1년 전 지적했는데김현숙 "문제없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7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전북 새만금 잼버리장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잼버리 파행을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는 '컨트롤타워 부재'가 꼽히고 있습니다. 잼버리 행사는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3개 부처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정부 행사입니다. 또 올해 4월 제정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따르면 조직위원회는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자금을 차입하거나 물자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사전 점검 차원에서 열리는 ‘프레 잼버리’ 행사 개최를 2주 앞두고 부실 행사가 예견됐습니다. 당시 야권은 잼버리의 폭염 문제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정부는 무사안일주의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김제시 부안군을 지역구로 둔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을 향해 “배수 시설이나 샤워장, 상하수도, 대집회장, 샤워장 등 시설들이 전체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잘못하면 준비 상태가 상당히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늦어진 건 예를 들어 농식품부나 해수부, 새만금청과의 사용 허가 변경 절차인데 거의 완료됐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의원은 김 장관에게 “10개월 앞둔 잼버리가 내년 8월"이라며 "과연 주무 부처가 사라진 상황에서 잼버리가 제대로 될 것인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물론”이라고 답했습니다. 당시는 여가부 폐지론이 부상한 시점입니다. 이에 이 의원은 “저는 현장에서 보기 때문에 걱정돼서 말씀드린다. 이 책임은 역사가 장관에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역시 지난달 29일 잼버리대회 개막 사흘 전 안전 대책 점검에서 “행안부는 안전한 잼버리를 만들고 있다”라며 “세계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예산 사용처 논란으로 번진 잼버린 네탓 공방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잼버리 주최 측이 1171억원대의 예산 대부분을 조직위원회 운영에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예산 사용처를 놓고도 네 탓 공방이 일고 있습니다. 
 
조직위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국비 302억원, 도비 409억원 등 지방비 419억원과 참가비 등 자체 수입 400억원, 옥외광고 49억원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74%를 차지하는 869억원이 조직위 운영비로 잡힌 반면 화장실과 샤워장 등 야영장 조성비는 129억원에 그쳤습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대회를 앞두고 지난 8년간 ‘잼버리 개최’를 명목으로 관계 기관 공무원들이 다녀온 출장 횟수가 99번에 달하는 등 잼버리를 명목으로 예산을 다른 곳에 써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새만금 잼버리 준비를 위해 그간 투입된 정부·지자체의 직접 예산은 1000억원 이상으로 천문학적 액수”라며 “기가 막히게도 ‘잼버리 1000억원 예산’의 상당 부분은 불필요한 용처에 과용되고, 심지어 흥청망청식 외유성 해외출장 잔치에 탕진됐음이 드러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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