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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현실로’…유통업계 대응 마련 분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30년간 134만톤 방류
입력 : 2023-08-24 오후 4:35:45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유통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립니다. 
 
24일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의 지난 22일 방류 결정에 따라 수조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오후 1시께부터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의 방류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30년간 134만톤, 하루에 460톤 규모가 방류될 예정입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 2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각 지역에서 의뢰받은 수산물을 대상으로 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석 수산물 선물세트 판매 영향 미칠까 '노심초사'
 
다음달 추석연휴를 앞두고 판매중인 추석 수산물 선물세트가 오염수 방류로 판매가 저조할 경우 유통업체들은 재고비용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또한 천일염, 조미김 등 일부 품목의 사재기 행위가 나타날 경우 제품 수급에도 차질을 빚게 됩니다.
 
백화점 3사는 다가올 추석 선물세트에 포함되는 수산물은 비축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수산물은 4월 이전 수매분으로 구성했고, 굴비·선어 등 대표 품목은 추석 비축 물량을 올 설의 3배 이상 확보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산 굴비·갈치·옥돔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했습니다. 국내산 수산물은 정기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굴비·옥돔 등 주요품목 물량 수매를 이미 마쳤고 수입처 다변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점포에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했고, 오염수 방류 시작 시점엔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유통가에선 소금, 다시마, 미역, 멸치 등 수산물과 관련 식품에 영향이 미칠지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가시화되면서 천일염 가격은 약 40배가량 폭등했습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전인 2010년산 신안 천일염 소금 30㎏을 15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여러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오픈마켓에서 4만원대에 판매되는 천일염가격을 감안하면 약 40배 비싼 셈입니다. 
 
대형마트·백화점, 자체 방사능 오염 검사 주기↑
 
대형마트와 백화점,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방사능 오염 여부 안전검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다.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 단계는 ‘평시,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적용 시기와 주별 검사 건수를 단계별로 조정해 심각 단계에서는 판매를 중단합니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부터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에 대비해 수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롯데안전센터는 주요 포구별 샘플에 대해 분기별 1회 진행하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 4회로 늘리는 등 방류 시점에 따라 검사 횟수를 더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마트 상품안전센터에서는 산지에서 배송된 수산물 샘플을 정밀 검사해 세슘, 요오드 등 방사능 수치를 파악하고, 수산물 이력제를 통해 방사능 기준을 초과할 경우 즉시 판매 중단과 함께 추가 유통을 막습니다. 6월말부터는 검사 대상 어종 중 최대 25%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주별 샘플링 검사 건수를 최대 5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오염수 방류 시, 국내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공급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확보하여 판매할 계획입니다.
 
컬리 역시 일본산 수산물은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이달 1일부터 취급하고 있는 모든 수산물에 대해 매일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정성이 확인된 상품만 판매할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입니다. 
 
식자재를 납품하는 아워홈과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등도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워홈은 "공급량이 많은 가자미, 삼치, 고등어, 동태, 임연수, 갈치 등 냉동어류는 공급안정성 확보를 위해 조기에 수급해 최소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CJ프레시웨이는 "수산물 협력사 및 공급 상품 대상 정기적인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내부 연구실에서 수산물 전 품목에 대해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내산 수산물인 고등어, 삼치는 경기도청 식품안전과를 통해 주 1회, 수입산 수산물의 경우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을 통해 월 1회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유통업계에 어느정도의 영향력이 있을지는 최소 2~3주간 지켜봐야 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이번 이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유통업계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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