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에 지급되는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수익이 더 크게 늘어난 건데요. '이자장사'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1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은행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18개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총 53조원으로 전년 대비 9.7조원(22.5%) 늘었습니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88조원으로 같은 기간 28조원(46.7%) 늘었고, 이자비용은 36조원으로 19조원(116.0%) 늘었습니다.
은행 이자이익은 고객에 대한 대출 등 이자 자산을 운용한 수익에서 고객 예금 등 이자를 지불한 비용을 빼서 산출하는데요. 은행의 이자수익은 예치금이자와 출채권이자, 유가증권이자, 기타 이자수익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자비용은 예수금이자, 차입·사채 이자, 기타이자비용으로 구분됩니다.
이자수익과 이자비용의 차이를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눠 산출하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지난해 은행권 NIM 평균은 1.93%p로 전년 대비 0.33%p 개선됐는데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NIM이 2.88%, 2.64%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2.51%, 2.48%로 나타났습니다.
이자이익 증가율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곳은 주로 인터넷전문은행인데요. 케이뱅크는 지난해 이자이익은 3852억원으로 전년 1981억원 대비 94.4% 급증했는데요. 이자수익(5219억원)과 이자비용(1367억원)은 각각 119.5% 245.2% 늘었습니다. 이자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4배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시현한 겁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이자이익은 9422억원으로 전년 6213억원보다 51.6% 늘었습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113.5% 증가한 3517억원이고 이자수익은 64% 증가한 1.3조원인데요. 퍼센테이지로는 이자수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크게 늘어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자비용으로 1년새 1870억원을 더 쓰고 5079억원을 더 벌었으니, 크게 남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지난해 출범 2년차를 맞은 토스뱅크의 경우 2021년 이자이익이 -113억원으로 적자였다가 지난해 2174억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외 일반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 이자이익 증가율이 25.9%(1조4514억원)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우리은행 23.6%(1조2666억원), 전북은행 20.8%(1026억원), 국민은행 20.2%(1조4279억원) 등 순입니다.
한편 국내 18개 은행 중 임직원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카카오뱅크가 1억3579만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한국씨티은행이 1억1918만원, 토스뱅크 1억1604억원, 하나은행 1억1485만원, 국민은행 1억1369만원, 부산은행 1억1225만원, 신한은행 1억1078만원, 경남은행 1억851만원, NH농협은행 1억622만원, 우리은행 1억476만원 순입니다.
희망퇴직금 내역도 공개됐는데요.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희망 퇴직자는 2357명, 1인당 희망 퇴직금 평균은 3억5548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4억794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국민은행 3억7600만원, 우리은행 3억7236만원, 농협은행 3억2712만원, 신한은행 2억9396만원 순이었습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를 찾은 시민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